경북체육회 직원 선거개입 의혹에 중도사퇴 사태까지 곳곳서 말썽

민선 체육회장 선거가 시작도 하기 전부터 빨간불이 켜졌다.

경북체육회 직원의 선거개입 의혹이 제기되고, 선관위원의 부적절할 처신으로 중도사퇴하는 사태가 빚어지는 등 혼탁양상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경북도체육회는 지난 26일 이사회에서 직원 B씨가 최근 A단체가 내년 1월 7일 대구 모 호텔에서 열리는 총회 초청장을 경북체육회 명칭이 새겨진 봉투를 이용해 발송했다는 문제가 제기되자 경북도에 감사의뢰를 하는 한편 경북체육회장 선거관리위원회에도 회부했다.

이날 이사회 참석자 일부는 “A단체 총회 초청장을 어떻게 경북체육회 명의의 봉투에 넣어 보낼 수 있느냐”며 “가뜩이나 A단체의 특정후보 지지설이 나돌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한 이번 사태에 대해 명백한 진상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이 목소리를 높인 원인은 경북 체육계 인사들로 구성된 A단체가 그동안 특정후보를 지지하고 있다는 소문이 잇따랐던 데다 총회임에도 불구하고 체육회장 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종목단체 및 시·군 체육회 관계자들에게까지 배포했기 때문이다.

특히 경북체육회와 전혀 관계없는 사단체임에도 경북체육회 명의의 봉투에 A단체 회장 명칭을 찍은 뒤 초청장을 발송, 자칫 A단체가 경북체육회 유관기관인 것처럼 오해할 수 있도록 한 것도 문제였다.

또 B직원은 공정선거관리규정 상 체육회 직원은 선거에 개입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A단체의 총회 초청장을 회원이 아닌 사람에게까지 보내 선거개입 의혹까지 불거졌다.

B직원은 현재 A단체의 회원으로 등재돼 있으며, 경북체육회에는 일신상의 문제로 병가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사태의 심각성이 제기되자 경북체육회는 경북도에 해당 직원에 대한 감사를 의뢰하는 한편 경북체육회장 선거관리위원회에도 해당 사건을 회부시켰다.

사건을 접수한 선관위는 지난 28일 위원회를 개최, B직원에 대해 ‘경북도 감사 결과에 따라 징계처분하라’고 결정하는 한편 A단체에 대해서는 ‘경북체육회장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당초 예정된 총회 일정을 경북체육회장 선거 이후로 연기해 줄 것’을 권고통보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이에 앞서 경북체육회 선관위원 중 1명과 C시 체육회 선관위원 1명도 특정후보를 지지하는 듯한 발언을 하거나, 평소 친분이 있는 특정후보와 골프회동을 했다는 이야기가 회자 되자 즉각 선관위원직을 내려놓는 등 곳곳에서 말썽이 빚어져 사상 첫 민선체육회장 선거가 시작도 되기 전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체육계의 인사들은 “국민체육진흥법상 지방자치단체장·지방의원 겸직 금지규정이 갑작스레 시행되면서 관련 규정들이 제때 만들어지지 않아 혼란을 가중 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며 “민선 체육회장 선거가 자칫 체육계를 갈등과 불신의 도가니로 빠뜨리지 않을지 우려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경북체육회장 선거는 내년 1월 2·3일 이틀간 후보자 등록을 받은 뒤 같은 달 13일 경산실내체육관에서 선거를 치른다.

현재 경북체육회장 선거에는 윤광수 경북체육회 직전 상임부회장·김하영 경북체육회 전 상임부회장·윤진필 경산산업단지관리공단 이사장 등 3명이 출사표를 던지고 얼굴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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