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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우리지역 과학인재 이끈다] 김호민 KAIST 의과학대학원 부교수
[신년특집-우리지역 과학인재 이끈다] 김호민 KAIST 의과학대학원 부교수
  • 손석호 기자
  • 승인 2020년 01월 01일 21시 35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1월 02일 목요일
  • 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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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 도약, 글로벌 경쟁력 갖춘 인적자원 육성이 답"
KAIST 의과학대학원 김호민 교수.

‘과학 기술’은 국가산업의 경쟁력이자 국력의 원천이다.

일본의 수출 규제조치는 핵심원천 기초과학 기술확보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하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했다.

올해 창간 30주년을 맞는 경북일보는 ‘실사구시(實事求是)의 과학 정신’을 정립하고 기초 과학이 국부 창출 원천이 되도록 각 분야 권위 있는 과학자와 대담을 통해 한국과학이 나아갈 길을 묻고 모색하고자 한다.

그 첫 주인공은 경북과학고등학교 1기 졸업생인 김호민(41) 카이스트(KAIST) 의과학대학원 부교수.

최근 대전 기초과학연구원(IBS·세계 최고 수준 기초과학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에 설립된 연구기관) 내 그의 연구실에서 직접 만났다.

이 자리에는 경북과학고 신문동아리인 ‘참글’의 박예빈(26기·2학년) 회장과 손용훈(26기) 부회장도 동행, 후배를 위한 그의 애정 어린 조언도 함께 이뤄져 그 의미를 한층 더 했다.
 

KAIST 의과학대학원 김호민 교수(왼쪽)가 학생을 지도하고 있는 모습.

△김호민 교수는?

포항이 고향인 김 교수는 동지중을 졸업하고 1993년 처음 개교한 경북과학고에 1기 입학생으로 진학함으로써, 과학자로의 첫 여정을 시작했다.

2년 만에 과학고를 조기 졸업하고 카이스트에 진학해 학부부터 석사·박사 과정을 거친 후, 미국 샌프란시스코 대학에서 박사 후 연구원으로 4년을 지냈다.

2011년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에 부임했고, 현재 의과학 대학원 부교수와 함께 IBS 바이오 분자 및 세포구조 연구단을 이끌고 있는 전도유망한 젊은 과학자다.

카이스트 의과학 대학원은 아직 대중에게 알려진 학과는 아니지만, “전통적인 생명과학 연구자와 임상 의사가 함께 모여 글로벌트렌드인 ‘바이오메디칼(생명과학 + 의학)’ 분야를 배우고 첨단 연구를 수행하는 학과”라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특히 ‘질병 관련 단백질의 3차원 분자 구조 연구’를 개척하고 있다.

생명체의 핵심 요소로 유전정보를 담고 있는 유전체와 기능적 핵심부품인 단백질들을 꼽는다. 특히 단백질의 잘못된 작동 또는 변형은 다양한 질병을 초래하기에, 생명현상을 이해하고 질병의 예측·진단·예방·치료 전략 수립을 위해, 단백질 분자구조는 매우 중요하게 활용되고 있다.

김 교수는 지난 2007년 패혈증 유발 박테리아를 인식하는 단백질 구조를 규명했고, 2013년에는 단백질 분해를 담당하는 프로테아좀의 구조를 밝히는 등 굵직굵직 한 연구 성과를 잇따라 내고 있다. 또한 김 교수는 최근 들어 세계적으로 각광받는‘극저온전자현미경 기술 (Cryo-EM)’ 기술 (2017년 노벨화학상을 수상)을 국내 최초로 도입해 활발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극저온전자현미경 기술 (Cryo-EM)’ 은 연구하고자 하는 특정 단백질을 초저온으로 얼린 후 바이오투과전자현미경으로 이미지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3차원 분자구조를 규명하는 첨단 융합 기술이다.

이러한 새로운 연구에 대한 도전 정신을 바탕으로 바이오와 관련한 다양한 다른 과학 기술과 융합 연구를 하고 있다.

그는 ‘과학 연구를 통해 국가와 인류에 도움이 되자’라는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는 공익적인 생각도 품고 있다.

미래를 이끄는 젊은 과학자상(과학기술부·2007), 제11회 아산의학상 젊은 의학자 부문(2018), 올해의 젊은 과학자상, 대통령표창(2018) 등을 다수 수상했다.
 

KAIST 의과학대학원 김호민 교수(가운데)가 최근 대전 기초과학연구원 내 자신의 실험실을 찾은 경북과학고 후배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다음은 김호민 교수와 1문 1답이다.

△경북과학고 1회 졸업생이라고 들었다. 특수 목적고인 과학고가 일반고 전환 대상에서 빠졌지만, 위기라고 볼 수 있다. 과학고, 그리고 기초 과학이 생존할 방법은?

-과학기술은 세계적으로 1등만이 살아남게 된다.

자원이 한정된 우리나라에서는 훌륭한 인적 자원을 살리는 것이 선진국과 경쟁해 세계적인 기술을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이다.

선진국과 경쟁해 세계적인 기술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과학의 보편화를 통한 저변확대도 중요하지만, 선택과 집중을 통해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과학 인재를 양성하고 세계적으로 선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과학고를 일반고로 전환해서는 보편적으로 수준 높은 인재를 양산할 수는 있지만, 세계적 인재 창출은 어렵다고 본다.

“과학고, 영재고 설립은 과거의 여러 과학 정책 중 대표적 성공한 사례로 생각합니다. 우리나라가 더욱 부강하려면 과학과 산업이 더 발전해야 하기에 그 새싹이 되는 젊은 과학 인재 양성을 위해 더욱 힘을 쏟아야 할 것입니다.”

△ 질병 관련 핵심인 단백질 구조생물학 분야서 괄목할만한 연구 성과를 이루고 있는데.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 자동차를 이루는 볼트와 너트 같은 수많은 부품처럼, 하나의 세포 안에도 2만 개 단백질이 다른 각자 기능을 한다. 즉, 세포의 작용을 위한 핵심부품이 단백질인 셈이다. 따라서, 단백질 구조를 알면 생명 현상 뿐 아니라, 질병 발생 원인을 이해하고, 원인 치료 전략 수립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 신약개발에서도 단백질 구조 정보는 매우 유용하게 활용된다.

△ ‘극저온전자현미경 기술 (Cryo-EM)’ 가 2017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했는데 해당 기술은 무엇인가?

-단백질의 구조 연구의 새로운 장을 열게 한 획기적인 첨단기술이다.

연구하고자 하는 특정 단백질을 초저온으로 얼린 후, 바이오투과전자현미경으로 이미지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3차원 분자구조를 규명하는 첨단 융합 기술이다. 기존 단백질 구조 연구에 주로 활용됐던 가속기 기반 단백질 결정학 방법에 비해, 훨씬 더 손쉽게 3차원 단백질 구조를 자세히 볼 수 있다. 에볼라, 지카 바이러스 등도 최근 이 기술을 통해 구조가 밝혀졌다.

△ 통섭의 시대를 맞아 현대과학에서도 융합 연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어떤 마음으로 임해야 하는가.

-융합연구라고 거창하게 얘기하지만 사실 특별한 것은 아니다.

현대 과학연구는 기본적으로 대부분 융합연구이다. ‘Cryo-EM’분야만 보아도 물리학·화학·생물학·의약학·기계공·전자반도체공학, 전산·컴퓨터 공학 등 거의 모든 과학 기술의 집적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이 궁극적으로 목적하는 바가 무엇인가가 중요하고, 또 과학자가 과학을 대하는 철학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융합과학이 뜬다고 물리 화학 수학 기계공학 모든 분야를 한 명의 과학자가 섭렵할 수는 없다.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핵심(코어) 분야’를 중심으로, 주변의 많은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협업연구를 진행하면 이것이 융합연구의 기본이 될 것이다. 즉, 다양한 과학분야의 좋은 친구들을 두루 사귀고, 서로 개방적인 마인드로 돕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 일본의 수출 규제조치는 R&D를 통한 핵심 원천기술 확보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됐다.

‘과학 선진국’의 위상을 갖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나.

-앞서 말했듯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일본은 우리보다 기초과학 뿐 아니라 응용과학에서도 훨씬 앞선 선진국이다. 그런 나라와 모든 분야에서 전방위적으로 경쟁하기는 사실 쉽지는 않을 것이다. 선진국들이 부족한 부분과 상대적으로 우리나라가 강한 강점에 집중해서 투자하고 육성해야 한다.

정보와 기술 등은 양국 간 서로 주고받을 것이 여전히 많다. ‘과학에는 국경이 없다’는 말처럼 글로벌 연구자로서 오픈 마인드를 갖는 것 또한 중요할 것이다.

△ ‘창의적 과학 인재’ 육성에 대해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창의적인 인재 육성을 원한다면 자유롭게 풀어줘야 한다. 그렇지만 정부는 많은 부분에서 법률을 비롯하여 가이드 라인, 시행령 등 많은 규제들이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있다. 정말 해서는 안 될 부분만 한정적으로 규제하는 네거티브 규제가 되면 좋겠다.

△ ‘응용연구는 기초연구의 토대 위해 꽃 피운다’는 말이 있다. 앞으로의 연구 계획은.

-사실 현대과학에서 응용연구와 기초연구의 다른 점은 없다.

모든 연구는 궁극적으로 인류에게 필요한 무언가를 만들기 위한 연구다.

어떤 연구를 하든지 향후 해당 연구결과가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지도 늘 고민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 과학자의 꿈을 키우고 있는 ‘이공계 샛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과학의 길은 멀고도 험하지만, 그렇지 않은 분야가 어디에 있을까?

한길을 꾸준히 가다 보면 자신이 잘하는 분야가 보이는 만큼, 쉽게 포기하지 말기를 바란다.

과학의 길로 들어서면 샛별들이 생각하는 전형적인 과학자의 모습만 있지 않고, 다양한 직업군이 있다는걸 알게 될 것이다.

많은 다양한 분야에서 과학에 기여할 방법이 있고 많은 우수한 인재들을 필요로 한다.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끝도 없다.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하고 내가 잘 못하는 부분은 주변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모든 짐을 짊어지지 않아도 된다.

“지나간 일을 후회 말고 오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지 말고 순간순간 오늘을 즐겁게 준비하고 노력하길 조언합니다”

△단백질 연구, 그리고 미래 바이오 분야에서 방사광가속기 등 포항의 R&D 핵심 연구 기관 등이 어떤 역할을 하면 좋을까?

- 세포막단백질연구소, 4세대 가속기 XFEL Bio Open Innovation Center(BOIC), 세포막단백질연구소 등 많은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나 또한 포항 방사광 가속기를 활용해 많은 연구를 수행해 왔고 많은 도움을 받았다. 더욱 번창해 잘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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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호 기자 ssh@kyongbuk.com

포항 북구지역, 검찰, 법원 등 각급 기관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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