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룡포, 포항에 동네 주민들하고도 긴 시간을 보냈어요. 두 계절을 그렇게 특정 지역에서 계속 촬영을 하다 보니까 그곳이 꼭 정말 옹산(극중 배경 마을)인 것처럼, 도착하면 괜히 마음이 편해지고 또 지금 너무 그곳이 그립기도 합니다. 아마 저희 드라마를 함께 했던 모든 분들이 그 동네가 그립고…”

세상의 편견과 의연히 맞서 사랑을 이뤄내는 미혼모 ‘동백’ 역을 맡은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주인공 공효진이 31일 ‘2019 KBS연기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거머쥔 뒤 수상 소감에서 ‘구룡포’를 그리워하며 말을 잇지 못하고 울먹였다. 최고 시청률 23.8%를 돌파하며 신드롬급 인기를 구가한 드라마의 주인공이 ‘구룡포’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이번 주말엔 ‘구룡포’가 북새통을 이룰 것이다. ‘동백꽃 필 무렵’은 이날 대상 외에도 공효진의 상대역을 맡았던 강하늘(황용식 역)이 최우수상을 받는 등 총 12관왕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구룡포 드라마 촬영지는 포항시가 지난 2011년 일제 강점기 일본인 가옥거리의 건물 28채를 수리해 관광지로 만들었다. 처음에 반짝 관광객들이 찾아오다가 그간 사람들의 발길이 뜸 했는데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촬영지인 것이 알려지면서 관광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

‘동백꽃 필 무렵’은 지난달 10일부터 12일까지 포항시민 3532명이 SNS를 통해 선정한 ‘포항시 10대 뉴스’에도 당당 3위에 뽑혔다. 구룡포에는 하루 평균 3000여 명, 주말이면 7000명~1만 여명의 관광객이 찾아와 포항의 최고 명소가 됐다. 출연진의 의상실과 분장실로 사용된 곳은 ‘동백꽃 의상체험실’로 꾸며져 있고, 주인공 동백이의 주점으로 꾸며진 일제 강점기 ‘대등여관’이었던 ‘까멜리아’에도 관광객들이 줄을 선다. 마을 뒤편 구룡포항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가파른 계단 끝에도 극 중 동백이와 용식이가 나란히 앉아 바다를 바라보던 곳으로 연인들이 줄 서서 사진 찍을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동백’이와 단순 우직하며 정의로운 ‘용식’이의 사랑을 그린 드라마 ‘동백꽃 필무렵’의 무대 구룡포가 뜬다. 이 겨울, 구룡포에 동백꽃이 활짝 폈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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