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들 미리 준비한 장바구니 이용 포장
"불편"·"온라인 쇼핑몰 이용" 등 고객 반응도 제각각

대형마트 자율포장대에서 포장용 테이프와 끈 제공이 중단된 1일 오전 서울 시내의 대형마트를 찾은 한 시민이 종이 상자에 구매 물품을 옮겨 담고 있다.연합
대형마트 내 포장용 테이프와 끈이 사라진 첫날 경북·대구지역 대부분 매장은 별다른 혼선 없이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였다.

이마트 트레이더스·롯데마트 구미점·홈플러스 대구점 등 대형마트를 찾은 고객들은 미리 준비한 장바구니를 이용하거나 박스 밑부분을 겹쳐 지지하는 방법으로 포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부 매장에서는 고객 혼란을 막기 위해 변칙적으로 포장용 테이프·끈 철수를 하루 미루거나, 보유분 소진시까지 소량제공하기도 했다.

△고객 반응은 제각각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는 1일부터 종이상자는 제공하되 포장용 테이프·끈은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당초 종이상자까지 없애기로 했다가 상자 자체는 재활용이 가능한 품목인데도 소비자 불편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종이상자는 그대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대형마트들은 대안으로 대용량 장바구니를 제작해 대여하거나 판매하면서 장바구니 사용을 독려하고 있었다.

이날 종이박스를 접던 일부 고객은 “휴일이라 마트를 방문했는데, 테이프와 끈이 없어 당황했다”며 “겹쳐 접은 박스에는 작고 가벼운 물건만 담고, 무거운 건 그냥 들고 가야겠다”고 푸념했다.

장바구니를 미리 준비한 고객들은 “크고 무거운 물건은 배달이 가능한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할 예정이라 많이 구입하지 않았다”거나 “당장은 조금 불편할지 몰라도 환경을 위해 수고로움을 감수할 것”이라는 반응도 보였다.

또다른 고객들은 “불편하기 짝이 없다. 탁상행정이다”라고 불평하거나 “앞으로 온라인 쇼핑몰에 눈길을 돌리겠다” “테이프·끈을 가지고 다녀야 할지 고민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해 8월 농협하나로유통을 포함한 대형마트 4개사는 환경부와 장바구니 사용 활성화 점포 운영을 위한 자발적 협약을 맺었다.

이들은 2016년 제주도에서 대형마트 4곳과 중형마트 6곳에서 종이상자 등을 치우자 장바구니 사용이 자리잡은 사례를 바탕으로 플라스틱 끈이나 테이프 등 재활용이 불가능한 폐기물을 만들지 말자는 취지에서 협약을 체결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대형마트 3사 자율포장대에서 활용하는 플라스틱(테이프·포장끈·커팅기)은 연간 658t 규모다.

△ 고객 불만 줄이기 ‘온힘’

고객들의 불편이 따를 것으로 예상되는 일부 매장에서는 포장용 테이프·끈 철수를 하루 미루거나, 보유분 소진시까지만 소량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포항지역 내 이마트 2개 점포 모두 ‘2020년 1월1일부터 포장용 테이프, 끈 제공이 중단됩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지만 포장용 테이프·끈은 여전히 존재했다.

홈플러스 포항점의 경우 테이프 1개만 남겼다.

포항지역 홈플러스 관계자는 “본사에서는 포장용 테이프·끈 제공을 전면 중단하라는 지침이 내려왔지만, 당황스러워할 고객들을 위해 가지고 있던 소모품이 소진될 때까지만 1개정도는 남겨놓기로 했다”며 “고객들의 편의를 위해 안내방송을 하는 등 적응기를 거쳐 없앨 것”이라고 밝혔다.

이마트 포항·이동점 두 곳에서는 “‘초탄일’ 행사 준비로 바빠서 자율포장대 점검을 하지 못했다”며 “내일부터는 포장용 테이프·끈 제공이 전면 중단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마트 본사 관계자는 “1일부터 포장용 테이프·끈 제거하라는 지침을 내렸다”며 “회사차원에서 지점별 확인을 해보겠지만, 법적인 규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무거운 물건을 종이상자에 담을 경우 터질 우려가 제기되면서 일부 대형마트에서는 ‘자율포장대 이용안내’라는 홍보지를 붙이기도 했다.

이마트는 ‘고객님의 안전을 위해 자율포장대 종이박스 이용시 다음 사항을 꼭 확인해주세요’를 시작으로 △무거운 상품은 박스에 담지 말아 주세요 △종이박스 사용시에는 하단부를 꼭 받쳐주세요 △종이박스 사용이 어려운 경우 장바구니를 활용해주세요라는 안내문구를 내놨다.

남현정 기자
남현정 기자 nhj@kyongbuk.com

사회 2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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