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개혁 국민 지지 역대 최고조…개혁 대상 치부 않고 동반자 삼겠다"
‘줄탁동시’ 인용해 안팎의 개혁동참 강조…박수 유도하며 밝은 분위기 만들어

추미애 신임 법무부 장관이 3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
추미애 신임 법무부 장관이 3일 “이제 가장 힘들고 어렵다는 검찰개혁은 그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요구가 됐다”며 “검찰개혁의 소관 부처로서 역사적인 개혁 완수를 위해 각별한 자세와 태도로 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 정부과천청사 1동 지하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여러 여론조사 결과,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적 요구와 지지는 역대 최고조에 달해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추 장관은 “문재인 정부는 국정원, 기무사 등 국가권력기관의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고 상당한 수준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개혁’과 ‘공정’은 문재인 정부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존립의 근거이며, 시대정신”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에도 자체적인 개혁 의지를 주문했다.

추 장관은 “검찰개혁은 그 어려움만큼이나 외부의 힘만으로는 이룰 수 없을 것이다. 이제는 검찰 안에서도 변화와 개혁을 향한 목소리가 나와야 할 것”이라며 “검찰개혁의 성공적 완수를 위해서는 검찰의 안과 밖에서 개혁을 향한 결단과 호응이 병행되는 ‘줄탁동시’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줄탁동시(?啄同時)는 병아리가 알에서 깨어날 때 병아리와 어미 닭이 안팎에서 함께 쪼아야 한다는 뜻의 사자성어다.

추 장관은 이어 연설문에 없는 즉흥 발언을 통해 줄탁동시라는 성어를 제시한 속뜻을 부연했다.

그는 “밖에서 알을 깨려고 하는 사람은 누구겠습니까. 바로 국민”이라며 “안에서 알껍질을 깨고 나오려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검찰 조직이 아니라 개개 검사들이고, 법무부 조직이 아니라 개개 법무부 가족”이라고 말했다. ‘검찰’이라는 집단적이고 개념적 단위가 아니라 검사 개개인이 개혁의 주체가 돼야 한다는 점을 주지시키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추 장관은 그러면서 “저부터 성공적인 검찰개혁을 위해 소통하고 경청하겠다”며 “검찰을 개혁의 대상으로만 치부하지 않고 개혁의 동반자로 삼아 국민이 바라는 성공하는 검찰개혁, 이뤄가겠다”고 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와 검·경수사권 조정 등 검찰개혁 법안에 대해서는 “법무 현장에서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후속 조치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며 “시행령 정비는 물론 조직문화와 기존 관행까지 뿌리부터 바꿔내는 ‘개혁의 마중물’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무부 탈검찰화 등 문재인 정부 들어 계속 추진 중인 개혁 과제들도 차질없이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추 장관은 “법무부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탈(脫)검찰과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에 속도를 내겠다”며 “법무부의 위상을 바로 세우는 것이 ‘검찰의 제자리 찾기’를 위한 필수적인 전제조건임을 분명히 밝혀 둔다”고 말했다.

취임식에 앞서 이날 법무부 1층 현관 앞에는 추 장관의 첫 출근길을 취재하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기자들이 모였다. 추 장관은 오전 9시 28분께 짙은 푸른색 정장을 입고 법무부에 도착했다.

취임식이 진행된 지하 대강당은 1천여명의 참석자와 취재진으로 가득 찼다. 법무부에서는 김후곤 기획조정실장, 황희석 인권국장, 이성윤 검찰국장 등이 참석했고 김영대 서울고검장, 강남일 대검 차장검사, 한동훈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등도 자리를 채웠다.

추 장관은 연설 중간중간 참석자들의 박수를 유도하기도 했다. 좌중에서 박수가 나오자 “박수를 친다는 것은 (개혁에 동참하기로) 약속하신 것”이라는 농담을 건네며 밝은 분위기 속에서 취임사를 마쳤다.

연합
연합 kb@kyongbuk.com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