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환 전 영남대 로스쿨 원장·변호사

필자는 포항에서 변호사를 하다가 대학교 법학 교수로 가서 정년퇴직하였다. 양쪽 모두 충분히 경험하고 큰 업적을 거두지 못하였고, 필자가 표본이 될 수도 없어 교수와 변호사를 함부로 말하기는 매우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여기에서는 필자의 짧은 경험만으로 법학분야에 관하여 상식적인 차원에서 얘기해보기로 한다.

교수는 짧게 말하면 교육, 연구, 봉사하는 사람이다. 이에 대한 평가가 해마다 이루어진다. 변호사는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함을 사명으로 한다. 변호사는 해마다 일정 시간 이상의 공익활동을 요구한다. 법학분야로 치면 교수는 법학을 연구하는 사람이고 변호사는 이것을 실무에 적용하는 사람이다. 양자는 서로 협력하여 가장 이상적인 결과를 이끌어 내려 노력한다.

필자가 양자를 경험하여 보았다고 하면 어떤 사람은 어느 것이 나은지 묻는다. 물론 장단점이 있지만 필자는 변호사의 스트레스가 더 높은 편이라고 얘기한다. 변호사의 사건 수임, 처리 모두 긴장의 연속이다. 변호사는 사업자이다. 사업 경영도 함께 해야 한다. 그 반면 교수는 학교 경영보다는 교육, 연구가 중점이고 거기에서 스트레스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자기의 맡은 분야가 분명한 만큼 변호사보다 적은 편이다. 교수 중에는 지위와 수입을 멀리하고 평생을 학자라는 자존심으로 사는 사람이 많다. 이들은 평생 과제를 해결하려 애쓴다. 변호사는 현실감각이 뛰어나다. 분쟁은 현실의 사건이니 해결은 변호사의 몫이다.

어느 분야이든 마찬가지이지만 교수와 변호사 모두 대성하긴 매우 힘들다. 주변에서 성공한 교수나 변호사를 보면 정말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촌음의 시간도 헛되이 사용하지 않는다. 평생을 줄기차게 노력한다. 참으로 성공이 쉽게 오지 않는 것을 절감한다.

법학교수와 변호사의 업무는 상호 보완적이다. 단순한 사건을 넘어서는 경우 깊은 이론적 검토가 필요하고 양자는 서로 협력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이론과 실무를 연결 시키려는 노력들이 많이 이루어져 왔고 상호 교류가 많았다. 결국 한 사건을 두고 보다 더 옳은 판단을 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교수의 연구가 대법원이나 헌법재판소의 판례를 바꾸는 경우가 더러 있고 특정한 사건은 교수의 연구대상이 된다. 이런 때 교수는 보람을 느낀다.

변호사의 보람은 엉뚱한 주장들을 넘어 진실을 밝혀내었을 때이다. 소송에서 상대방이 자기에게 유리한 주장만 하고 진실을 말하지 않을 때 그것을 타파하여 바른 것을 들어내었을 때 그 보람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때까지의 스트레스가 싹 날아간다.

어디서나 어두운 구석도 있다. 생활에 안주하는 교수, 대외활동에 더욱 치중하는 교수, 결론이 그리 독창적이지 않는 논문 작성 등. 변호사의 격심한 수임 경쟁, 사무실은 운영하여야 한다는 숙명으로 기본적으로 수입은 있어야 한다는 것, 판사에게 자신의 주장을 제대로 설득시키지 못하였다고 생각되는 때 등.

요즈음 교수나 변호사외에 좋은 직업들이 많다는 것을 절감한다. 자신의 위치나 능력에 맞게 일하면서 자신의 가족을 부양하고 안정된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 사회에는 분수를 지키면서 성실히 일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