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보고 3일만에 44명 확인…질본, 입국자 발열감시·검역 강화
세계보건기구도 원인조사 진행

홍콩 국제공항의 검역 담당자가 4일 모니터를 통해 입국장으로 들어오는 여행자들을 지켜보고 있다. 홍콩 당국은 최근 본토를 다녀온 여행자들에 의해 괴질이 확산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짐에 따라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연합
중국 중남부 우한시(市)에서 ‘미확인 폐렴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중국뿐만이 아닌 한국·홍콩 등 주변국에서도 감염 확산 위험에 경고등이 켜졌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위생건강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지난 3일까지 폐렴 감염자는 44명으로 확인됐으며, 모두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31일 최초 보고된 27명 이후 사흘 만에 17명 늘었다.

감염자 중 11명은 위중한 상태다. 폐렴 환자와 밀접 접촉했던 121명 또한 우한시 보건 당국이 별도 관찰 중이다.

이번 폐렴 집단 발병 원인은 아직 알 수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다만, 우한 보건 당국 조사단은 일반 감기·조류독감·아데노바이러스 등 호흡기 질병은 원인 가능성에서 제외했다.

초기 조사에서 사람 간 전파나 의료진 감염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게 조사단 측의 설명이다.

우한 보건 당국은 지난달 31일 폐렴 집단 감염 최초 보고에서 감염자 대부분이 우한 화난해산물시장 상인이라고 밝힌 뒤, 지난 1일부터 시장을 폐쇄했다.

이후 이 시장에서 조류·토끼 등 생가금류도 판매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동물에서 사람에게로 옮겨지는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가 퍼졌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2002∼2003년 중국에서는 사스 전염 사태가 발생해 65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당시 중국 본토에서 5300명 이상이 감염돼 349명이 사망했으며 홍콩에서도 1750명 감염, 299명이 숨진 바 있다.

인접 국가들은 감염 확산 차단·감시 강화조치를 내렸다.

홍콩 정부는 지난 4일 감염병 대응 수준을 총 3단계 중 ‘심각’ 수준인 2단계로 높였다.

특히 우한을 방문했던 홍콩인 중 8명이 홍콩으로 돌아온 후 고열 등 감염 증상을 보이면서 우려가 커졌다.

지난 4일 홍콩 보건 당국은 8명 중 5명은 퇴원했으며 3명 또한 큰 증상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격리 치료받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3일부터 우한에서 항공편으로 들어오는 입국자에 대해 발열 감시와 검역을 강화했다.

질본은 우한 화난해산물시장 방문 후 14일 안에 발열과 호흡기 증상(기침·가래·호흡곤란 등)이 있거나, 우한 방문 후 14일 내에 폐렴에 걸린 사람은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39)로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싱가포르와 대만 공항도 입국자에 대한 고열 감시 절차를 강화하기로 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서태평양지부 또한 이번 집단 폐렴 감염 사태에 대해 “WHO는 중국 보건 당국과 함께 폐렴 감시·원인 조사를 진행 중이다”며 “세계 차원의 (감염)사태 관리 시스템을 활성화했으며 필요한 경우 더 광범위한 대응을 시작할 준비가 된 상태”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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