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단 하나의 언어를 쓴다고 생각한다. 그 언어는 영화다(I think we use only one language, the cinema!)”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50)이 골든글로브 트로피를 쥔 왼손 검지를 치켜세우며 수상 소감을 말했다. 신자유주의 물결 속에 더욱 심각한 빈부 격차와 계급사회로 고착화 하고 있는 현실을 희비극으로 묘사한 봉 감독이 영화라는 하나의 언어로 소통하는 세상을 강조했다. 봉 감독의 골든글로브 수상은 한국영화 100년 역사의 쾌거다.

5일(현지시각)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튼 호텔에서 열린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한국 영화 ‘기생충’이 외국어영화상을 받았다. 지난해 칸국제영화제를 시작으로 53개 해외 영화제에 초청돼 15개 영화제에서 수상하고, 30여 개 해외 시상식에서 주요 부문을 휩쓸었다.

봉 감독은 다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제가 골든글로브에 와 있지만 BTS(방탄소년단)가 누리는 파워는 저의 3000배는 넘을 것이다. 그런 멋진 아티스트들이 많이 나올 수 밖에 없는 나라, 감정적으로 매우 격렬하고 다이내믹한 나라”라고 한국 문화의 저력을 강조했다.

봉 감독의 말처럼 BTS는 지난 2018년 8월 잠실 88올림픽 주 경기장에서의 ‘러브 유어셀프(Love yourself)’ 순회 공연을 시작으로 미국과 캐나다, 영국, 네덜란드, 독일, 프랑스, 일본, 홍콩, 태국, 브라질, 사우디아라비아 등 세계 각국을 돌며 1년여 동안 62회 공연에 206만 명의 관객을 열광시켰다. 전 세계를 하나의 K팝 공화국으로 만들었다.

지난해에는 문학에서도 세계적 권위의 ‘맨부커상’을 ‘채식주의자’를 쓴 한강이 받았다. 영화로 치면 아카데미상의 외국어 작품상에 해당하는 ‘인터내셔널 부문’에서 영국인 번역가 데버러 스미스와 함께 수상했다.

영화와 음악, 문학 등 한류 문화가 세계를 석권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정치적으로 좌파와 우파의 극한 대립으로 국론 분열이 지속되고 있다. 문화 예술이 세계 속에 저만큼 앞서 가고 있는데 유독 정치 부문만은 ‘정치지체현상’을 빚고 있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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