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 부분 기저효과 영향"

7일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2020년 신년사를 TV로 지켜보고 있다. 연합
문재인 대통령은 7일 신년사에서 “일자리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지난해 신규 취업자가 28만 명 증가해 역대 최고의 고용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제계에서는 이날 문 대통령의 발언은 자화자찬이라는 반응이다.

문 대통령은 일자리 성적표를 이날 신년사의 첫 화두로 꺼냈다. 지난해 11월까지의 월평균 취업자 수 증가폭이 28만 명에 이르고, 고용률 등이 높아진 것을 현 정부의 정책 성과로 제시했다.

그러나 지난해 고용지표가 좋아진 것은 상당 부분 통계적인 기저효과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정부의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2018년 취업자 수 증가 폭이 9만7,000명에 불과한 것에 대한 반작용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기저효과는 기준 시점에 따라 경제 지표가 실제 상태보다 위축되거나 부풀려진 현상을 말한다.

늘어난 일자리도 대부분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만든 단시간·노인 일자리 등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지속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질 좋은 일자리로 인식되는 제조업과 금융업 일자리는 각각 20개월, 11개월 연속 감소 중이고, 경제활동 중추인 30대와 40대 취업자도 줄고 있다. 실제 지난해 비정규직이 1년 전보다 87만 명이 늘어나 사상 최고치로 급증하고 동시에 정규직은 35만 명 줄어 고용의 질도 악화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 대통령은 또, “수출 동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언급했지만, 지난해 연간 수출액은 10.3% 감소해 2009년(-13.9%) 이후 10년 만에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했다. 작년 12월 수출 감소율(-5.2%)이 7개월 만에 한 자릿수로 줄기는 했지만, 수출은 2018년 12월부터 1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이날 문 대통령의 신년사 중 ‘일자리 분야’의 주 내용은 뚜렷한 회복세를 강조하며 우리 경제의 중추인 40대와 제조업 고용부진을 해소하고, 300인 미만 중소기업의 ‘주 52시간제’안착 지원과 최저임금 결정체계의 합리성과 투명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의 현실 인식에 심각한 고장이 나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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