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서 "한반도 평화·공동 번영 머리 맞대고 논의하자" 제안
북 "대북정책 광고놀음 듣기 역겹다" 비판…성사 가능성 미지수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발표한 신년사에서 “올해는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로 김 위원장도 같은 의지를 갖고 있다고 믿는다”며 이같이 김 위원장의 답방을 제안했다.
문 대통령의 답방 제안은 지지부진한 북미협상으로 북미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북미 관계를 이끌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이어 “전쟁불용·상호안전보장·공동번영이라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3가지 원칙을 지켜나가기 위해 국제적인 해결이 필요하지만 남북 사이 협력으로 할 수 있는 일들도 있다”면서 “남북이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함께 논의할 것을 제안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지난 1년간 남북협력에서 더 큰 진전을 이루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며 “북미대화가 본격화되면서 남북 모두 북미대화를 앞세웠던 게 사실이고, 북미대화가 성공하면 남북협력의 문이 더 빠르게 더 활짝 열릴 것이라고 기대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북미대화의 동력은 계속 이어져야 하며 무력의 과시·위협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우리 정부도 북미대화의 촉진을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특히, “8천만 겨레의 공동 안전을 위해 접경지역 협력을 시작할 것도 제안한다”면서 “김 위원장도 같은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남북 간 철도·도로 연결 사업을 실현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을 남북이 함께 찾아낸다면 국제적인 협력으로 이어질 수 있을 뿐 아니라 남북 간 관광 재개와 북한 관광 활성화에도 큰 뒷받침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비무장지대(DMZ)의 국제평화지대화를 거론하며 “비무장지대는 생태와 역사를 비롯해 남북화해와 평화 등 엄청난 가치가 담긴 곳이며, 유네스코 세계유산 공동등재는 우리가 바로 시작할 수 있는 일”이라며 “북한의 호응을 바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나는 거듭 만나고 끊임없이 대화할 용의가 있다”며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노력도 계속해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지난 한 해 지켜지지 못한 합의에 대해 되돌아보고 국민 기대에 못 미친 이유를 되짚어보며 한 걸음이든 반걸음이든 끊임없이 전진하겠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인고의 시간이며, 그 어느 때보다 평화를 향한 신념과 국민의 단합된 마음이 절실한 시점”이라며 “우리에게 한반도 평화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어려움도 이겨내고 반드시 가야 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답방 추진 의사를 밝혔지만 북한은 이날도 문 대통령에 대해 “대북정책 관광놀음”을 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답방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외교가는 분석하고 있다.
앞서 북한은 연일 대남 비판을 이어가며 지난 1일 ‘자력갱생’과 ‘정면돌파론’ 등을 내세웠고, 전날(6일) ‘우리민족끼리’ 등 북한 선전 매체들은 문 대통령을 겨냥해 ‘자화자찬 철면피’ ‘푼수 없는 추태’ 등 원색적인 비난을 한데 이어 이날도 “대북정책 광고 놀음은 듣기에도 역겹기 그지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