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서 "한반도 평화·공동 번영 머리 맞대고 논의하자" 제안
북 "대북정책 광고놀음 듣기 역겹다" 비판…성사 가능성 미지수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연합
문재인 대통령은 7일 “김정은 북한 위원장의 답방을 위한 여건이 하루빨리 갖춰지도록 남북이 함께 노력해 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발표한 신년사에서 “올해는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로 김 위원장도 같은 의지를 갖고 있다고 믿는다”며 이같이 김 위원장의 답방을 제안했다.

문 대통령의 답방 제안은 지지부진한 북미협상으로 북미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북미 관계를 이끌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이어 “전쟁불용·상호안전보장·공동번영이라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3가지 원칙을 지켜나가기 위해 국제적인 해결이 필요하지만 남북 사이 협력으로 할 수 있는 일들도 있다”면서 “남북이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함께 논의할 것을 제안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지난 1년간 남북협력에서 더 큰 진전을 이루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며 “북미대화가 본격화되면서 남북 모두 북미대화를 앞세웠던 게 사실이고, 북미대화가 성공하면 남북협력의 문이 더 빠르게 더 활짝 열릴 것이라고 기대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북미대화의 동력은 계속 이어져야 하며 무력의 과시·위협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우리 정부도 북미대화의 촉진을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특히, “8천만 겨레의 공동 안전을 위해 접경지역 협력을 시작할 것도 제안한다”면서 “김 위원장도 같은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남북 간 철도·도로 연결 사업을 실현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을 남북이 함께 찾아낸다면 국제적인 협력으로 이어질 수 있을 뿐 아니라 남북 간 관광 재개와 북한 관광 활성화에도 큰 뒷받침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비무장지대(DMZ)의 국제평화지대화를 거론하며 “비무장지대는 생태와 역사를 비롯해 남북화해와 평화 등 엄청난 가치가 담긴 곳이며, 유네스코 세계유산 공동등재는 우리가 바로 시작할 수 있는 일”이라며 “북한의 호응을 바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나는 거듭 만나고 끊임없이 대화할 용의가 있다”며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노력도 계속해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지난 한 해 지켜지지 못한 합의에 대해 되돌아보고 국민 기대에 못 미친 이유를 되짚어보며 한 걸음이든 반걸음이든 끊임없이 전진하겠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인고의 시간이며, 그 어느 때보다 평화를 향한 신념과 국민의 단합된 마음이 절실한 시점”이라며 “우리에게 한반도 평화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어려움도 이겨내고 반드시 가야 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답방 추진 의사를 밝혔지만 북한은 이날도 문 대통령에 대해 “대북정책 관광놀음”을 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답방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외교가는 분석하고 있다.

앞서 북한은 연일 대남 비판을 이어가며 지난 1일 ‘자력갱생’과 ‘정면돌파론’ 등을 내세웠고, 전날(6일) ‘우리민족끼리’ 등 북한 선전 매체들은 문 대통령을 겨냥해 ‘자화자찬 철면피’ ‘푼수 없는 추태’ 등 원색적인 비난을 한데 이어 이날도 “대북정책 광고 놀음은 듣기에도 역겹기 그지없다”고 비판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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