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부터 3월 22일까지…2층 아트스페이스에서

대구 봉산문화회관 ‘유리상자-아트스타 2020 Ver.1전’강주리의 설치작업 ‘살아남기 To Survive’. 대구 봉산문화회관 제공

대구 봉산문화회관은 2층 아트스페이스에서 올해 첫 번째 전시공모 선정작가전 ‘유리상자-아트스타 2020 Ver.1전’을 연다고 9일 밝혔다.

전시는 강주리(37)의 설치작업 ‘살아남기 To Survive’로 오는 10일부터 3월 22일까지 이어진다.

강 작가는 4면이 유리벽으로 마감된 천장 높이 5.25m의 전시 공간 내부에 우주나 동굴에 있을법한 생태계를 조성했다.

동굴의 천장에서 물이 떨어지며 자라는 종유석, 아니면 전자 현미경으로 확대한 먼지, 혹은 우주를 떠다니는 작은 유성체를 연상시키는 8개의 크고 작은 입체 덩어리로 이뤄진 이 생태계는 수많은 ‘변이와 진화’의 대상과 상황들이 서로 관계를 맺으며 새로운 변화를 위해 한껏 움츠리고 있는 형상이다.
 

강주리의 설치작업 ‘살아남기 To Survive’. 대구 봉산문화회관

손바닥 만한 종이 펜 드로잉들을 수백 수천 개씩 복사하고 오리고 붙여서 집합 형태로 공간에 펼쳐놓았다. 그동안 볼 수 없거나 보지 않거나 보지 못했던, ‘살아남기’를 위한 생명체의 변이와 진화가 종유석이나 먼지나 유성체 처럼 쉽게 보기 어려운 ‘살아있음’의 상태로 설계됐다.

이러한 작가의 설계 행위는 세상을 이해하고 소통하려는 ‘살아있음’의 자각과 시간을 들이며 수집하고 포획하는 노동 행위를 떠올리게 하며, ‘살아있음’의 창조를 꿈꾸며 응축하는 미술행위로 읽힌다.
 

강주리의 설치작업 ‘살아남기 To Survive’. 대구 봉산문화회관

한편으로, 유리상자 안에 설치된 변화의 흔적들은 ‘살아남기’ 위해 주변의 상황에 따라서 언제든지 변할 수 있는 상태의 상징이고, 우리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진행되는 ‘자연’의 ‘살아남기’를 상징하며, 미술가로서 작가가 주목하는 것이 인간을 포함한 자연의 일부로써 세계의 ‘변화’ 자체임을 짐작하게 한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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