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상습범 구속 뒤 자녀학업 지원

김승미 대구지검 포항지청 검사
김승미 대구지검 포항지청 검사

세심한 배려와 관심 어린 시선으로 상습음주 운전자를 엄정 구속 수사함과 동시에 체육특기생인 그의 10대 자녀의 꿈도 지원한 대구지검 포항지청(지청장 송강) 김승미 검사(36·사법연수원 44기)가 ‘2019 따뜻한 검찰인상’을 수상했다.

대검찰청은 2016년부터 주변 이웃에게 세심한 배려와 공감을 보여주고 남몰래 선행활동을 해온 검찰공무원 중 5명을 선정해 격려하는 ‘따뜻한 검찰인상’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대검 감찰위원회 심의를 통해서다.

9일 김승미 검사와 대검찰청에 따르면 김 검사에게 배당된 한 사건은 경찰에서 오랜 시간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한 채 기소의견으로 송치된 것이었다.

피의자가 음주 운전 후 차에 같이 타고 있던 동거인에게 ‘대신 운전한 것으로 해달라’고 부탁하자 동거인이 ‘범인은 나’라고 자처했고, 객관적 증거가 부족한 탓에 수사가 난항에 빠진 것. 김 검사는 전화내용 분석 등 수사 끝에 피의자는 결국 범행을 일단 인정했다.

하지만 “홀아비인 제가 구속되면 남겨질 아이들이 생계가 걱정돼 그랬다”며 재판과정서 선처를 호소했다.

김 검사는 상습 음주 전과에 범인 도피 교사까지 해 사법질서를 저해시킨 만큼 ‘일단 구속해야 한다’고 강하게 의견을 냈지만, 사정이 있는 것 같아 피의자의 말이 맞는지 세심하게 확인했다.

그 결과 실제 4명의 자녀와 좋은 관계였고, 이 중 미성년자인 셋째와 넷째는 역도와 축구선수 체육특기생인 것을 알게 됐다.

김 검사는 “미성년자인 자녀들이 아버지 구속과 (이에 따른) 기초생활수급비 문제로 심리적으로 영향을 받으면 체육 성적이 좋지 않을까 염려됐다”며 “행정복지센터 등을 수소문해 복지사 연결 등 지원 방법을 찾았다”고 했다.

두 자녀는 김 검사 덕에 법무부 법사랑 적립기금을 통해 장학금을 받게 됐다.

김 검사의 따뜻한 배려를 알게 된 피의자는 “구속되면 남겨진 가족 생각에 근심 걱정뿐이었는데, 생계를 유지하고 학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애써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 법질서를 잘 지키며 열심히 살아가겠다”는 감사편지를 지난해 말 두 차례나 보내왔다.

자녀들도 검찰청을 직접 찾아 “아버지가 다시는 범죄를 저지르지 못하도록 힘써주고, 저희 학업을 이어나갈 수 있게 도와줘 감사하다”고 마음을 전했다.

김승미 검사는 “범행의 동기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를 해결해야 재범을 막을 수 있다는 생각을 실천했을 뿐”이라며 “저뿐 아니라 다른 검사와 수사관도 그 상황에선 똑같이 그렇게 했을 것이며 다들 실제로 묵묵히 그렇게 하고 있다. 이들을 대표해 받은 것으로 알겠다”며 수상 소감을 겸손하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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