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방미 후 입국장서 언급…"트럼프, 문대통령에게 ‘金생일 관련 메시지’ 꼭 전달해달라 해"
"호르무즈 직접 언급 안나와…어떤 방식 취할지는 아직 검토중"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트윗을 통해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일본 및 한국의 카운터파트들과 8일 양자 및 3자 회의를 가졌다고 확인하며 세 사람이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NSC는 트윗에서 이번 논의가 이란 및 북한 관련 진행 상황, 그리고 삼자 간 안보 협력의 중요성 문제 등을 다뤘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기타무라 시게루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NSC트위터 캡처.
청와대는 지난 8일로 36세 생일을 맞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메시지를 북한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미국을 방문하고 이날 오후 귀국한 정 실장은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을 만나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한 사실을 전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북미협상 교착이 장기화하고 북한의 ‘충격적 실제행동’ 예고로 북미 간 긴장이 고조되는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점에서 긴장 완화와 북미협상 재개의 계기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생일’을 고리로 메시지를 전해달라고 한 상황을 감안할 때 김 위원장에 대한 신뢰와 함께 도발 자제 요구 및 북미협상 재개 의지가 메시지에 담긴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정 실장은 “마침 (저와 트럼프 대통령이) 만난 지난 1월 8일이 김 위원장의 생일이었는데 이를 트럼프 대통령이 기억하고 있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생일에 관해 덕담하면서 ‘그에 대한 메시지를 문 대통령께서 김 위원장에게 꼭 좀 전달해줬으면 좋겠다’ 당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적절한 방법으로 북한에 메시지가 전달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청와대가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어떤 경로로 북한 측에 전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정보당국간 ‘핫라인’이나 판문점 통한 접촉, 개성공단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채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 7일 출국한 정 실장은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기타무라 시게루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과 한미일 고위급 안보협의회 도중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으로 ‘깜짝 면담’을 했다.

이어 정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께도 각별한 안부 말씀을 전해달라고 부탁했다”고 언급했다.

또 “저는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는 문 대통령의 말씀을 전달했다”며 “중동문제와 관련한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해서도 평가의 말씀을 드렸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 실장은 ‘문 대통령이 언급한 남북협력 증진방안 메시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한 게 있느냐’는 질문에는 “제가 차차 설명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만 답했다.

한미일 고위급 협의 등 이번 방미 일정에 대해서는 “매우 유익한 시간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한반도 정세 뿐만 아니고 다른 지역의 정세에 대해서도 미국 측으로부터 상세한 브리핑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정 실장은 “특히 우리 한반도 비핵화 문제의 해결, 한반도에서의 항구적 평화 정착과 관련해서는 미국 측과, 또 한미일 3국 간에도 매우 긴밀한 협의 가졌다”며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관심이 쏠린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와 관련해서는 “우리의 파병 문제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없었다”고 전했다.

정 실장은 대신 “현재의 중동상황에 대한 미국 측의 상세한 브리핑이 있었다”면서 “호르무즈 파병 문제는 여러분도 다 아시는 것처럼 우리 국민·기업의 안전을 보호하고,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자유항해 및 안전을 위한 국제적 노력에 우리가 기여하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을 취할 것이냐에 대해서는 아직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 실장은 방미 기간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 외에 미일 카운터파트와 양자 및 3자 협의를 했으며, 대북특별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과도 만나 대북 현안을 조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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