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가 배를 안내하는 것처럼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을 도입해 제조업의 혁신을 이끄는 공장을 ‘등대공장’이라 한다. 다보스포럼이라고도 부르는 세계경제포럼(WEF)이 지난 2018년부터 전 세계 공장들을 대상으로 등대공장을 선정, 매년 두 차례 발표하고 있다.

등대공장에는 독일의 BMW,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 미국의 존슨&존슨, 핀란드의 노키아, 프랑스의 르노그룹 등 유명 글로벌 기업들이 등대공장으로 인정 받았다.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2019년 7월 포스코가 등대공장에 등재됐다.

포스코가 등대공장에 오른 것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 알파고 쇼크가 포스코의 미래를 바꿔 놓았다. 지난 2016년 프로 바둑 기사 이세돌 9단이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대국에서 완패한 것을 지켜본 한 엔지니어 주도의 브레인스토밍이 계기였다.

이상현 당시 포스코 공정엔지니어링솔류젼실장(상무)은 포스코 내의 관련 전문가를 수소문했다. 포스코엔 그 당시만 해도 AI 전문가라 할만한 사람이 없어서 전기차나 데이터, 로봇 등을 전공한 연구원 10여 명을 먼저 불러 모았다. 이 상무는 이후 포스코 기술연구원 산하 공정엔지니어링연구소 연구원들과 함께 포스텍, 서울대, KAIST, UNIST등 유명대학의 학계 최고 AI 전문가를 찾아 협업하는 것은 물론 현장 근로자들도 한 팀으로 넣어 혁신을 이끌었다.

포스코는 첫 모임 이후 불과 석 달 뒤 포항 제2고로 등 3개 공장에 딥러닝(Deep Learning) 기반의 AI제철소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한국은 물론 전 세계 철강기업을 통틀어 처음이었다. 가동 3년이 지난 지난해 7월 마침내 전 세계 25개 기업과 함께 한국 기업으론 유일하게 등대공장에 이름을 올렸다.

포스코 스마트 공장은 삼성과 LG 등 국내 대기업은 물론 한국 철강업의 스승이라 할 수 있는 일본의 주요 철강사들 조차도 기술교류를 요청해 오고 있을 정도다.

등대공장 포스코가 다시 한 번 주목 받았다. 지난 9일 문재인 대통령이 포스코 스마트 2고로를 둘러보고 등대공장 포스코의 제조업 혁신 노하우를 국내 기업과 공유하고 확산시켜달라고 당부했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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