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 음식은 풍부한 영향뿐 아니라 지역의 문화·역사 담겨"

지난해 경주엑스포 한식박람회에 참가한 한귀숙 울릉슬로푸드지부장이 울릉도 건강 밥상을 시연하고 화제를 모았다.
울릉도 특산물인 산채를 접목한 상품브랜드 가치 제고와 전통음식자원 발굴과 체계화로 산채 명품화 및 미래를 위한 녹색개발로 슬로푸드 문화 보급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를 걷고 있는 슬로푸드울릉지부가 있다.

울릉도 전통음식에는 육지와 비교할 수 없는 우수한 품질의 음식재료가 많고 이들 음식재료 하나하나에 울릉주민의 애환과 삶이 그대로 녹아있다.

일찍이 울릉도 향토음식자원의 우수성을 알리고 울릉도의 맛을 전하고 있는 한귀숙 울릉군슬로푸드 지부장.

한 지부장은 울릉도 전통음식의 대가로 불리며 울릉군의 슬로푸드 회원 40여명을 이끌며 소멸위기에 처한 울릉도 고유의 먹거리를 지키기 위해 앞장서고 있다.
산마을 식당 외부 전경.
울릉도에서도 오지로 불리는 나리분지가 고향인 한 지부장은 산채 및 더덕, 홍감자 농사와 함께 향토음식점 ‘산마을’ 식당을 30년 이상 운영해 오고 있다.

시골 맛집으로 불리는 ‘산마을’ 식당은 울릉도 고유의 독특한 먹거리를 선보이며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향수가 있는 향토 맛집이다.

산채비빔밥에 곁들여 나오는 찬은 한 지부장이 손수 농사로 수확한 청정 유기농 음식재료만 사용하고 대표적으로 울릉도에서 유명한 부지갱이와 명이장아찌의 울릉도 현지에서 유명한 장아찌 장인으로도 통한다.
한 지부장이 운영하는 나리분지 ‘산마을’식당의 인기 만점인 산채비빔밥 정식.
울릉도 나리분지를 찾은 관광객이라면 한 번쯤 ‘산마늘’ 식당의 산채비빔밥을 맛보게 된다면 고향의 맛인 울릉도의 맛을 영원히 간직하며 잊지 못할 것이다.
홍감자를 비롯해 섬말나리, 칡소, 옥수수 엿청주, 긴잎돌김, 손꽁치 등 6개 품목이 맛의 방주에 등재되어 있다.
2008년 울릉군 향토음식 개발경진대회에 참가해 엉겅퀴, 더덕모듬김치를 선보이며 금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은 것이 본격적인 향토음식 개발 및 슬로푸드 운동에 동참하는 계기가 됐다.

한 지부장의 남다른 울릉 향토음식에 대한 사랑은 울릉군이 슬로푸드 활동을 전개할 때 초창기 회원으로 지금까지 7년간 왕성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울릉슬로푸드 지부가 울릉도 오징어 축제장에서 슬로푸드 체험 부스를 마련해 관광객에게 울릉 전통음식을 홍보하고 있다.
2013년도 울릉군은 소멸위기에 처한 울릉도 고유의 먹거리를 지키기 위해 슬로푸드 ‘맛의 방주’에 참여하게 되면서 본격적인 슬로푸드 운동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슬로푸드(slow food) 운동은 음식문화 운동의 하나로 음식을 통해 삶의 질을 개선하고, 현재 가지고 있는 음식 문화의 전통을 계속 이어가며, 전통적인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세계 각국의 음식들을 발굴하고 알리는 데 목적을 두고 시작됐다.
슬로푸드 회원들이 오징어 축제에 참가한 관광객에게 울릉전통음식을 선보이고 있다.
이 운동은 이탈리아인 카를로 페트리니(Carlo Petrini)가 처음 시작하여 각 나라의 전통 음식을 지키자는 취지에서 이 운동을 발의했다고 한다.

한 지부장이 직접 짓던 홍감자는 2014년 국제슬로푸드협회가 보존가치가 높은 음식의 하나로 선정해 ‘맛의 방주’에 등재되며 울릉도 지역 농산물의 우수성을 처음 알리게 됐다.
울릉도 개척민들의 춘곤기 때 배고픔을 달래주던 귀하고 소중한 먹거리인 홍감자를 수확하고 있다.
‘홍감자’는 명이나물과 함께 울릉도 개척민들의 춘곤기 때 배고픔을 달래주던 귀하고 소중한 먹거리이다.

울릉도 ‘홍감자’는 깊은 맛과 함께 뛰어난 저장성 덕분에 한때는 대부분 울릉농가에서 생산했으나 현재 몇몇 농가 정도만 홍감자를 생산하고 있다.

슬로푸드 ‘맛의 방주’는 ‘노아의 방주’처럼 소멸위기에 처한 종자와 음식 등을 발굴, 보전하는 음식 문화유산 프로젝트다.

전 세계 2700개 품목 등이 등재되었으며, 홍감자를 비롯해 섬말나리, 칡소, 옥수수 엿청주, 긴잎돌김, 손꽁치 등 6개 품목이 올라가 있다.
울릉도 대표 슬로푸드로 차려낸 건강 밥상.
지난해 한 지부장은 울릉도 각종 행사 및 축제장에서 울릉군슬로푸드 회원들과 ‘맛의 방주’에 등재된 품목을 소재로 새로운 요리를 개발하고 예부터 내려오는 향토음식의 시연회와 시식회로 어느 해보다 분주한 한 해를 보냈다. 특히 시식회에서 선보인 슬로푸드 섬말나리 감자밥, 꽁치엉겅퀴국, 고비찜, 미역줄기 장아찌, 두메부추 김치, 홍감자전, 삼나물무침 등 7종의 울릉 슬로푸드 건강 밥상은 찾아가는 시식회마다 이목을 끌며 화제를 모았다. 몇 해 전부터 겨울철 울릉도에서 생산되는 우산고로쇠 수액을 이용한 장(고로쇠 된장) 만들기 행사로 새로운 향토 식품개발과 상품화의 가능성을 높이는 신선한 도전을 선보였다.
한귀숙지부장이 고로쇠 된장을 만들고 있다.
매년 연말 새로운 도전으로 개발된 ‘고로쇠 된장’을 소외된 이웃과 나누기 행사를 가져 울릉지역사회에 훈훈한 이웃사랑을 몸소 실천해 오고 있다.

한 지부장은 “향토음식에는 풍부한 영양뿐만 아니라 그 지역의 문화와 역사, 지혜가 함께 들어 있기에 하나의 음식이 사라지면 그 음식에 담긴 문화와 역사, 지혜를 잃는 것과 다름이 없다”며 “울릉도 섬을 찾는 관광객이 울릉도 맛의 방주를 아는 것은 울릉도의 진짜 이야기와 함께하는 것이다”고 향토음식에 관한 생각을 말했다. 또 “울릉도에는 맛, 향, 영양 등이 뛰어난 기능성을 가진 우수한 음식재료가 많아 건강밥상의 보고인 만큼, 앞으로도 향토음식 자원을 보존·발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개인적으로 울릉도 슬로푸드 명인이 되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박재형 기자
박재형 기자 jhp@kyongbuk.com

울릉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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