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스스로 똑똑하다고 생각, 잔꾀와 꼼수에 도가 튼 쥐가 있었다. 이 쥐는 어떻게 해야 자기 딸에게 대단한 권력을 가진 신랑감을 찾아줄 수 있을까 골똘히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온누리를 비추고 있는 태양을 찾아 갔다.

“태양이시여! 당신은 위대하고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청컨대 제 아름다운 딸을 아내로 맞아 주십시오” “나는 그렇게 대단하지 않습니다. 구름이 가려버리면 나는 어떤 능력도 발휘하지 못합니다” 쥐는 곧 바로 구름을 찾아가 말했다.

“당신의 신비로운 힘을 존중합니다. 제 딸을 배필로 맞아 주십시오” “아닙니다. 나는 바람 앞에선 꼼짝도 못합니다” 쥐는 바람을 찾아가 간청했다.

“능력이 특출한 바람께서 제 딸과 결혼해 주십시오” “그런 일이라면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담에게 찾아가 보세요” 담을 찾아온 쥐에게 담이 타일렀다. “나는 사실 당신네 쥐가 제일 무섭소. 당신들이 내 몸에 구멍을 뚫어 놓으면 난 언제 무너질 지 모르오. 그러니 당신이 원하는 사윗감으로는 부족합니다”

담의 대답을 들은 쥐는 곰곰이 생각해 봤다. 담이 무서워하는 것이 쥐라면 쥐가 무서워하는 것이 무엇이지? “맞다. 고양이지” 쥐는 무릎을 쳤다. 쥐는 부리나케 고양이를 찾아갔다. “고양이님! 당신은 총명하고 뛰어난 능력에다 대단한 권세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무소불위의 힘을 가진 당신이 제 사위가 돼 주십시오” “아주 좋은 제안이오. 쇠뿔도 단김에 뺀다고 했소. 딸을 당장 나에게 시집보내세요” 고양이는 희희낙락 입이 벌어졌다.

집으로 돌아온 쥐는 그날 밤 딸을 꽃가마에 태워 청사초롱을 앞세우고 고양이가 있는 신랑집으로 시집 보냈다. 일각이 여삼추 같이 기다리던 고양이는 신부의 꽃가마를 보자마자 어여쁜 신부를 끌어내 한입에 삼켜버렸다.

똑똑하다고 자처하던 쥐가 자신의 꼼수에 도취, 고양이의 본성을 잠시 잊은 것이 화근이었다. 꼼수부리다 자기 꾀에 넘어가 신세 망치는 사례는 허다하다. 장기집권을 위한 꼼수에 꼼수를 거듭,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두 동강인 나라를 만든 집권여당의 ‘꼼수정치’가 쥐띠해에 국민심판으로 우화 속 쥐 꼴로 추락하는 길을 질주하고 있다. 꼼수의 말로를 꼼수 쥐가 대변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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