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대 취업자 4년째 감소세

경북·대구 고용시장이 늙어가고 있다. 지난해 만 60세 이상 고령 취업자 수는 56만여 명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반면 지역 경제를 이끌어갈 30대·40대 취업자 수는 2016년 이후 감소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인구 고령화와 출산율 감소 등 지역사회 변화에 따라 고용시장의 주름도 깊어지는 것이다.

15일 동북지방청이 발표한 ‘2019년 12월 및 연간 경북·대구 고용동향’과 국가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경북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4000명(0.3%) 증가한 143만 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만 60세 이상 고령 취업자는 36만 명으로 전체 취업자 가운데 25.1% 비율을 차지했다. 취업자 4명 중 1명이 만 60세 이상인 셈이다.

통계작성을 시작한 시점부터 등락을 보였던 경북지역 내 고령 취업자 수는 지난 2005년(24만3000명) 이후부터 계속 증가했다. 지난 2011년과 2012년 고령 취업자 수가 28만6000명으로 한차례 보합을 이뤘을 뿐이다.

고령 취업자 수는 2014년 처음으로 30만 명대를 기록했고, 2015년 31만 명, 2016년 32만2000명, 2017년 33만2000명, 2018년 34만2000명, 지난해 36만 명까지 해마다 1만 명 이상 늘었다.

반면 만 30∼39세 청년 취업자 수는 2016년 25만2000명에서 2017년 24만9000명, 2018년 24만7000명, 지난해 24만2000명으로 감소세를 이어왔다. 만40∼49세 취업자 수도 2016년 34만5000명에서 지난해 31만3000명으로 3만 명 이상 줄었다.

대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2008년 8만9000명에 불과했던 만 60세 이상 고령 취업자 수는 지난해 처음으로 20만 명대를 기록했다. 단순계산으로 고령 취업자가 해마다 1만 명 이상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대구지역 내 전체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7000명(0.6%) 감소한 121만9000명으로 조사됐다. 이 중 만 60세 이상 고령 취업자 수는 20만9000명으로, 17.1% 비율을 차지했다.

1991년 이후 30만 명대를 유지했던 만30∼39세 취업자 수는 2007년 20만 명대로 떨어졌고 2012년(27만7000명) 이후 해마다 1000명에서 1만8000명까지 감소를 거듭했다. 지난해 30대 취업자 수는 21만7000명으로, 10만 명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만 40∼49세 취업자 수는 통계작성이 시작된 1989년(18만9000명) 이후 계속 증가해 2001년 30만 명을 넘겼다. 이어 2010년 35만5000명으로 가장 높은 취업자 수를 기록했으나 이후부터 감소세를 거듭해 지난해 30만7000명까지 줄었다.

경북·대구지역 고용시장의 취업시간대별 변화 또한 눈에 띈다.

36시간 미만 취업자 수는 2017년 45만 명에서 2018년 52만6000명, 지난해 53만7000명으로 최근 2년 사이 8만 명 이상 증가했는데, 고령화 심화로 발생하는 노인 문제에 대비하고자 정부가 추진한 노인 일자리사업과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같은 기간 경북은 26만2000명에서 29만 명으로 2만8000명 늘었고, 대구는 18만8000명에서 24만7000명으로 무려 5만9000명 급증했다.

반면 경북·대구지역 내 36시간 이상 취업자 수는 2017년 220만3000명에서 2018년 209만 명, 지난해 207만6000명으로 점차 줄었다. 경북은 2017년 116만9000명에서 지난해 112만4000명으로 4만5000명 감소했고, 같은 기간 대구는 103만4000명에서 95만2000명으로 8만 명 이상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경북 실업자 수는 5만8000명으로 전년 대비 3000명(-5.0%) 감소했고, 대구는 4만7000명으로 전년 대비 9000명(-15.9%) 줄었다.

경북·대구 실업률은 전년 대비 각각 0.2%p, 0.7%p 하락한 3.9%와 3.7%로 조사됐다.

한편, 전국적으로 만 60세 이상 고령 취업자가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고용률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15세 이상 고용률은 전년 대비 0.2%p 상승한 60.9%로, 1997년(60.9%)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15∼64세 고용률 또한 66.8%로 1989년 통계작성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자 수는 2712만3000명으로 전년 대비 30만1000명(1.1%) 증가했다.

만 60세 이상에서 취업자 수가 37만7000명, 50대에서 9만8000명, 20대에서 4만8000명 각각 늘었지만, 40대와 30대에서 각각 16만2000명, 5만3000명 줄었다.

실업자는 106만3000명으로 전년 대비 1만 명(0.9%) 감소했고, 실업률은 3.8%로 일 년 전과 같은 수치를 나타냈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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