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특산물로 여겨진 '겨울 대방어' 울진·영덕 일대서 많이 잡혀
동해 평년보다 1~3℃ 높아…한파없는 기온·대마 난류 원인 추정

우리나라 주변해역의 현재 기준 평년편차 수온 분포. 수산과학원 한인성 박사 제공

유난히 따뜻한 날씨를 보이는 올겨울, 바다 수온마저도 심상찮다.

한반도 연안에 고수온이 지속하면서 동해 일부 해역은 평년보다 3℃나 높다. 또 제주 특산물로 여겨진 대방어가 경북 동해안 일대서 많이 잡히고 있다.

20일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현재 동해 수온은 12∼16℃, 남해 12∼18℃, 서해 4∼12℃ 분포를 보인다.

동해는 평년보다 1∼3℃나 높고, 남해도 1∼1.5℃가량 높다.

특히 북한 원산만은 5℃, 강원 주문진 등 동해 중부 이상 권역은 평년보다 3℃이나 더 높아 우려되는 상황이다.

서해도 수심이 낮아 겨울철 기온이 삼면 중 가장 낮은데 올해는 평년보다 1~1.5℃가량 높다.

한인성 수산과학원 연구관은 “겨울이 다 지나지 않은 현 상황에서 통계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2월까지 수온이 유지된다면) 한반도 주변 수온이 1~1.5℃ 가량 치솟았던 1979년·2007년과 비교되는 ‘역대급’ 고수온인 상황은 맞다”고 했다. 한 박사에 따르면 고수온 현상은 지난해 겨울부터 나타났지만, 올해는 더 심각한 상황이다.

미국 NOAA에서 제공하는 태평양 전체의 평년 편차 수온 분포 그림.수산과학원 한인성 연구원 제공.

한편 2018년에는 저수온으로 전국적으로 겨울철 양식장서 100억 원 대에 피해가 발생, 고수온의 연속성에 대해서는 연구가 더 필요하고 속단하기는 이르다고 했다.

이번 겨울철 고수온 이유를 ‘한파가 없는 기온’과 ‘대마 난류 강한 세력 유지’ 2가지를 꼽았다.

우선 올겨울은 한파가 거의 없는 기온 탓에 수온이 떨어지지 않았다. 통상 평년보다 높은 기온은 수심이 낮은 서·남해를 중심으로 수온에 큰 영향을 미친다.

평년에는 북극 한기 남하로 저수온이 발생했는데, 올해는 12월부터 한파가 거의 나타나지 않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와 북극 사이 제트 기류가 한파를 차단하고 있다.

또 우리나라에 미치는 대표적인 난류인 ‘대마 난류’가 이상할 정도로 매우 강한 세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

한인성 연구관은 “동해 중부권역 해안에 기온이 높은 것도 대마난류와 물 덩어리(수괴) 소용돌이 등 여러 물리적 현상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고 정확한 연구는 더 해봐야 한다”고 했다.

현재 우리나라뿐 아니라 북태평양 연안 전체에 이런 고수온이 지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온 상승 징후로 ‘어업지도’도 바뀌어 가는 추세를 보인다.

제주 특산물로 여겨졌던 ‘겨울 대방어’가 경북 울진과 영덕 일대서 많이 잡히고 있다.

영덕 강구수협에 따르면 수협 위판 기준으로 2015년 3만9000만 마리(8억 원)이었던 대방어가 지난해에는 7만2000마리(31억)로 크게 늘었다. 또 겨울 별미로 남해 일대에서 많이 잡히는 한대성 어종인 물메기(곰치) 어획량도 대폭 줄어 ‘곰치’가 아니라 ‘금치’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남현정, 손석호 기자
남현정 기자 nhj@kyongbuk.com

사회 2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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