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지난 16일 중국 내 41명이던 환자 수가 닷새만인 22일 318명으로 8배 가까이 늘었다. 사망자도 9명으로 늘었다.

베이징과 상하이 등 중국 전역에서 환자가 속출하고 있고, 태국과 일본, 미국에서도 환자가 발생했다. 국내에서도 첫 환자가 나왔다. 지난 18일 우한시의 한 병원에서 감기약 처방을 받은 여성이 인천공항 검역소에서 발열 증상이 확인돼 병원으로 이송돼 다음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22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바이러스가 국제적 비상사태에 해당하는 지 판단하기 위해 긴급 위원회를 소집했다. WHO 전문가 패널은 중국 사태를 예감이나 한 듯 지난 9월 전염병의 세계적 확산 가능성을 경고하는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는 1918년 대유행한 스페인 독감을 예로 들며 전염병이 유행할 때는 전 세계가 패닉에 빠졌다가 해결하면 곧바로 잊어버리는 어리석은 행위를 반복해 왔다고 지적했다.

WHO는 보고서에서 당시와 비교해 인구밀도가 높아졌고, 항공여행의 발달로 36시간 안에 전 세계 어디든지 갈 수 있어 만약 스페인 독감이 지금 발생한다면 최대 8000만 명이 죽고 손실액은 세계 경제의 5%에 미칠 수 있다고 했다.

WHO는 전염병의 위험도에 따라 경보 단계를 여섯 단계로 나눈다. 1단계는 전염병이 동물 사이에 한정된 상태, 2단계는 전염병이 동물에서 소수의 사람에게 옮겨진 상태, 3단계는 사람들 사이의 전염이 증가한 상태다. 4단계는 세계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 5단계는 동일 권역(대륙)의 최소 2개국에서 병이 유행하는 상태를 말한다. 최고 등급인 6단계는 전염병이 세계적으로 확산 됐다는 의미로 ‘판데믹’(pandemicㆍ대유행)이라고 부른다.

중국에서 발생한 신종 바이러스는 이런 단계로 보면 이미 5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봐야 한다. 판데믹 공포가 현실화 하고 있다. 춘절을 맞은 중국의 관광객 13여 만 명이 한국을 찾을 것이란 전망이어서 설 연휴가 걱정이다. 방역당국은 물론 스스로의 위생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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