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2월15일까지 1~3전시실

정병현 작
대구 봉산문화회관 기획전시 ‘2020 또 다른 가능성 -태도로서 드로잉’이 29일부터 2월 15일까지 봉산문화회관 1~3전시실(2,3층)에서 열린다.

2020년의 시작 즈음에열리는 봉산문화회관의 기획전시, ‘또 다른 가능성 ? 태도로서 드로잉’은 시각예술을 중심으로 대구지역 소규모 예술가 집단의 전략적戰略的 전시활동을 지지하려는 특화전시 프로그램이다.
김보민 작
지난 2014년의 ‘be anda; 이름 없는 땅으로’, 2015년의 ‘META; 이름 없는 영역에서’, 2016년의 ‘또 다른 가능성으로부터’, 2017년의 ‘또 다른 가능성의 영역’, 2018년의 ‘또 다른 영역 - 나 그리기’, 2019년의 ‘또 다른 가능성 - 드로잉’에 이어 또 하나의 다른 가능성을 찾으려는 기획인 것이다.

이 전시는 자생적으로 결성해 예술의 실천을 탐구해온 두 개의 미술가 집단을 초청해 미술의 또 다른 변화 가능성으로서, 또한 세상과 사물을 바라보는 직관적 힘의 태도로서 ‘드로잉’에 주목하는 미술가의 예지豫知를 소개하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최영지 작
다른 가능성을 찾는 예술가 집단의 태도에 관해서는, 1874년 봄, 모네, 피사로, 시슬레, 드가, 르누아르 등을 중심으로 프랑스 관선의 살롱에 대항해 최초로 화가 자생의 단체전시를 열었던 회화운동으로서 ‘인상주의’의 혁신을, 1916년 2월, 스위스 취리히에서 작가 겸 연출가인 H.발이 카바레 볼테르를 개점하고, 시인인 T.차라, R.휠젠베크 등과 함께 과거의 예술형식과 가치를 부정하고 비합리적, 반도덕적, 비심미적非審美的인 것을 찬미했던 ‘다다’의 예술정신을, 1974년 가을, 서울 중심의 중앙집권적인 예술 활동에 대응해 김기동, 김영진, 김재윤, 김종호, 이강소, 이명미, 이묘춘, 이향미, 이현재, 최병소, 황태갑, 황현욱 등이 추진했던 ‘대구현대미술제’의 실험성을 기억할 수 있다. 이 같은 기억들을 상기하며, 지금, 여기라는 현재 지점에서 다른 변화 가능성으로서 ‘드로잉’을 탐구하는 예술가의 태도를 발굴하려는 것이다.
김윤종 작
이번 전시에 초대한 미술가 집단은 ‘단디움’과 ‘담談’이다.

‘단디움’은 2016년 10월 결성한 집단이며, 회화를 기반으로 하는 시각예술의 개념과 공간, 행위의 한계를 넘어 다양하게 회화를 확장시키려는 대구의 청년작가들로 구성돼 있다. ‘단단히 움트는 싹’이라는 의미의 이름, ‘단디움’은 표현방식에 제한을 두지 않는 순수회화의 새로운 형식을 실험하고, 자신의 활동을 넓혀가는 창작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청년세대의 힘든 삶과 고민을 적극적으로 해결해보자는 의지를 담은 용어이다.
박지연 작
결성 당시의 구성원, 김보민, 민주, 박지연, 최영지 등이 현재까지 활동 중이다. 이들은 평면적인 드로잉이 아닌, 공간을 아우르는 설치 요소와 공간을 포함해 그리는 행위 과정을 중요시한다. 또한 구성원들이 협업해 이룬 다양한 실험과 기획 활동들을 예술가들뿐만 아니라 많은 대중과 함께 공유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담’은 2010년 9월 창립한 집단이며, 구상회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으려는 영남대학교 미술대학 출신 선·후배들로 구성돼 있다. ‘서로 논의 한다’는 의미의 이름, ‘담’은 현시대와 사회의 현상을 구상회화로 반영하는 구성원 각자의 경험을 한자리에 모으고 서로 존중하며, 의견을 주고받고, 재해석하는 집단 운영방식을 전면에 드러내는 용어이다. 창립 당시에는 공성환, 류성하, 여환열, 김윤종, 김영대, 송해용, 정창기, 윤종대, 이구일, 허양구, 김기수, 류제비, 정병현, 추종완 등 14명이었으나, 현재는 공성환, 류성하, 여환열, 김윤종, 서정도, 김영대, 송해용, 김명수, 김강학, 정창기, 이구일, 허양구, 김기수, 정병현, 이정호 등 15명이 활동 중이며, 이중 11명이 참여한다. 이들은 드로잉이 주는 단순함과 솔직함의 매력을 통해, 즉흥적이고 가벼운 마음으로 좀 더 폭넓고 자율적이며 독자적인 작업의 가능성을 실천한다.
허양구 작
이번 전시에서 서로 상호작용하는 공유와 포용을 실험하기도 하는 이들 2개 예술가집단은 나름의 공동체제들을 구축하면서, 보다 자기 발전적인 창작과 실험을 이어가는 예술가로서 자긍심과 존재감을 실천한다. 이들의 공통된 태도는 기존의 규정과 전통, 권위를 넘어서, 예술가들 스스로의 힘으로 이름 매겨지지 않은 또 다른 가능성을 향해 나아가는 탐구 행위에 있다. 1~3전시실에서 마주할 수 있는 드로잉들은 또 다른 가능성을 향하여 확장하려는 참여 예술가 의지의 궤적軌跡이며, 이는 곧 예술가들의 존재 이유일 것이다.

이들은 이제, 예술이 상품화되고 격리돼 고립화되는 세상에서 또 다른 시각예술의 가능성을 찾으려고 한다. 이에 ‘드로잉’의 태도에 주목하는 ‘또 다른 가능성 - 태도로서 드로잉’의 행위는 가시적인 것에 가려져있어 그 가치를 확인하지 못했던 가시성 ‘이전’을 그리는 설계와 행위, 그리고 무모해 보일 정도로 열정적인 작은 집단의 유대와 그 활동이 새로운 변화와 다른 영역을 개척하려는 실험의 태도일 수 있다는 점에 동의를 구하고 있다.
김강학 작
김기수 작
김명수 작
김영대 작
류성하 작
민주 작
여환열 작
이구일 작
이정호 작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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