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포항병원 순환기내과 정용석 진료과장
에스포항병원 순환기내과 정용석 진료과장

심혈관 질환은 우리나라에서 암 다음으로 사망률이 높은 질환이다.

고혈압·고지혈증·협심증·심근경색 등 각종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외래 진료실을 찾는데, 공통적으로 궁금해하고 자주 질문하는 게 바로 음식이다.

심장 건강에 어떤 음식이 이롭고 해로운지 알고 싶어 하는 것이다.

따라서 심혈관 질환이 있는 환자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음식 조절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미국심장협회에서 발행하는 저널인 ‘순환(Circulation)’지에 따르면 심장 건강에 가장 좋은 영향을 끼치는 음식으로는 과일·견과류·생선이 꼽히며, 채소와 식물성 기름 등 또한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들 음식들에는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심장혈관 보호에 도움이 된다.

통곡물·콩·요구르트도 채소의 뒤를 잇는 건강식품이다.

다만 우유·치즈·달걀·닭·오리 등도 도움이 되지만 동물성 지방이기 때문에 과다 섭취하는 것은 좋지 않다.

지금까지 나열한 음식이 바로 심장에 좋다고 알려진 지중해식 식단(Mediterranean Diet)이다.

올리브유를 기본으로 통곡물·견과류·채소 및 과일·생선 등을 주재료로 먹는 식습관으로, 염증과 인슐린 저항성과 체질량 지수를 감소시켜 심혈관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바 있다.

심장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음식도 있다. 대표적으로 체내 콜레스테롤에 영향을 주는 트랜스지방이다.

트랜스지방은 좋지 않은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고 체내 염증 물질을 늘려 혈관의 기능을 망가뜨리는데, 심장 세포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쳐 협심증 등을 유발한다.

대표적으로 튀김이나 도넛 등에 트랜스지방이 다량 함유돼 있다.

가공육 또한 건강에 나쁜 음식으로 손꼽힌다. 가공육은 지방 부위를 많이 이용해 만들기 때문에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고, 보존성을 높이기 위해 나트륨을 많이 포함돼 심장 혈관에 악영향을 미친다.

이 밖에도 정제된 곡물도 건강을 해치는 음식 중 하나다. 도정 된 쌀과 밀가루가 대표적인데, 흰 쌀밥·빵·시리얼·면류와 같은 음식은 가급적 줄이는 게 권장된다. 그 외에 붉은 고기도 심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지만, 주 1회 이하로 먹을 경우에는 건강에 큰 해를 끼치지 않는 것으로 평가된다.

지중해식 식단을 피라미드 형태로 나타내면 가장 아래층인 1층에 과일과 채소 및 통곡물이 있고, 2층에 생선과 해산물, 3층에 가금류, 달걀, 치즈 및 요구르트, 4층에 붉은 고기와 설탕이 위치한다. 아래쪽에 있는 음식일수록 더 섭취하고 위층으로 올라갈수록 덜 먹는 것이 좋다.

또 포도주는 하루 1잔 정도가 적당하고, 그 이상은 좋지 않다.

위와 같이 심장에 좋은 음식과 좋지 않은 음식을 정리해 봤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원칙이 있다.

‘과유불급’. 바로 과식하지 않는 것이다. 심장에 좋은 음식이라고 무턱대고 필요 이상으로 먹지 않고 적절한 양을 섭취해야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끝으로 하루에 30분 이상 걷는 정도의 운동을 꾸준히 한다면 심장 건강에 아주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