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10명 등록 역대 최다…대의원 대거교체 등 변수 많아

전국 230만 명의 ‘농민 대통령’을 뽑는 24대 농협중앙회장(민선 6대) 선거가 오는 31일 실시 되는 가운데 역대 어느 때보다도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대혼전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임기 4년 단임제인 농협중앙회장은 농협중앙회 산하 계열사 대표 인사권과 예산권, 감사권을 갖고 농업경제와 금융사업 등 경영 전반에 막강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이번 선거에는 역대 최다인 10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져 과거 선거 때 5명 안팎의 후보가 등록했던 것과 비교해 2배나 많은 후보자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선거를 앞두고 투표권을 행사하는 대의원(총 292명)이 대거 바뀌면서 표심의 향배를 예상하기가 한층 어렵게 됐다.

대의원은 과거 대다수 3선 이상 조합장이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약 70%가 초·재선으로 바뀌어 변수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대의원 간선제 방식으로 치러지는 이번 선거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 2위 후보를 대상으로 결선투표가 실시 될 예정이어서 선거를 앞두고 지역별 ‘합종연횡’이나 후보 간 ‘단일화’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농협 안팎에서는 이번 선거의 경우 2차 결선투표에서 차기 농협중앙회장이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따라서 2차 결선투표에서 후보자끼리 합종연횡하는 짝짓기가 펼쳐질 것으로 보여 치열한 수 싸움이 예상된다.

후보는 기호순으로 1번 이성희(70)전 경기 성남 낙생농협 조합장, 2번 강호동(56) 경남 합천 율곡농협 조합장, 3번 천호진(57) 전 농협가락공판장 사업총괄본부장, 4번 임명택(63) 전 NH농협은행 언주로 지점장, 5번 문병완(61) 전남 보성농협 조합장, 6번 김병국(68) 전 충북 서충주농협 조합장, 7번 유남영(64) 전 전북 정읍 조합장, 8번 여원구(72) 경기 양평 양서농협 조합장, 9번 이주선(68) 충남 아산 송악농협 조합장, 10번 최덕규(69) 전 경남 합천 가양농협 조합장이다.

경북·대구 지역에서는 농산물 유통 전문가로 꼽히는 기호 3번 천호진 전 농협북대구공판장 사장이 출마했다. 비조합장 출신이지만 농산물 유통분야에서 한 길을 걸어온 만큼 지금 농협의 위기를 돌파할 적임자로 거론되지만 전국적인 지지도에서는 다소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이번에 출마한 후보 10명 중 가장 눈길을 끄는 후보는 농협중앙회장 선거 이후 경기도에서 단 한 차례도 회장이 선출된 바 없어 최초 경기도 출신 회장을 노리는 기호 8번 여원구 양서농협 조합장이다.

여 후보는 잔잔한 미소에다 호소력 깊은 대화 그리고 현장에서 닦아 올린 공약이 유권자들에게 먹혀들면서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고른 지지세를 확보하고 있어 1차 관문을 통과할 강력한 다크호스로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또, 광주전남의 단일화에 성공한 기호 5번 문병완 보성농협 조합장도 꾸준한 상승세를 타고 있어 농협 관계자 다수는 여원구 후보와 문병완 후보의 싸움이 되지 않겠느냐는 조심스러운 전망을 하고 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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