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구 근처 손 세정제 비치하고 마스크 주며 만일의 사태 대비
전자게시판에 '예방 수칙' 노출

28일 오후 포항시 북구 포항의료원 관계자가‘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대비해 음압격리병동인 클린특수병동을 점검하고 있다. 이은성 기자 sky@kyongbuk.com

28일 오전 포항시 북구 포항의료원.

경북도가 ‘우한 폐렴’ 선별진료소로 지정한 이곳 의료원은 아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의심 환자가 찾지 않았다.

병원 내부도 일반 환자와 이들을 만나러 온 면회객 등 비교적 일상적인 모습이 이어질 뿐 우한 폐렴으로 인한 긴장감은 느끼기 힘들었다.

다만 의료원 측은 정문과 응급실 출입구 2곳을 제외한 모든 출입구를 차단하는 조치를 내렸다.

통행이 가능한 출입구 근처에 손 세정제와 일회용 마스크를 나눠주면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이곳에서 만난 면회객 장모(53)씨는 “TV를 통해 우한 폐렴과 관련된 소식을 접하고, 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개인 위생 관리에 조금 더 신경 쓰게 됐다”며 “아직 포항에서 환자가 발생하지 않아 조심은 하되 너무 큰 걱정을 하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까지 포항의 경우 확진자를 비롯한 의심 환자가 보고된 사례는 없다.

같은 날 오후 2시 30분께 대구 경북대병원 선별진료소의 문을 남녀가 열었다.

이전까지 선별진료소를 찾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고 병원 입구와 다소 떨어져 지나가는 사람조차 없었던 침묵이 순간 깨졌다.

50대 전후로 보이는 2명은 선별진료소 외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 내문 앞에서 전화를 걸었다.

선별진료소는 의심되는 증상을 보이더라도 곧바로 출입할 수 없도록 규정돼 있다.

2차 감염을 막기 위해 내문 밖에서 전화를 통해 증상 등을 의료진과 이야기해야 한다.

2명도 전화로 응급진료실과 통화한 뒤 선별진료소로 들어갔다.

병원 측은 2명 중 1명이 증상이 의심돼 선별진료소를 찾았으며 다른 1명은 보호자인 것으로 파악했다.

통상 중국을 갔다 왔거나 인후통이 있으면 검사를 받기 위해 선별진료소를 찾는다고 덧붙였다.

곧바로 의료진의 진료가 이어졌고 진료 결과에 따라 의심환자로 분류되거나 귀가 조치 된다.

1시간여 간 진행된 진료에서 이들은 우한 폐렴이 아닌 것으로 결과가 나와 집으로 돌아갔다.

또한 병원 관할 보건소에 관련 사항에 대한 보고가 이뤄졌다.

병원 관계자는 “보건소 등의 진료를 받지 않고 바로 병원을 찾은 것으로 파악됐다”며 “다행히 의심 증상도 아니어서 귀가 조치 됐다”고 안도했다.

이들의 방문 전까지 경북대병원은 일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병원 입구 전자 게시판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예방수칙’이 계속해서 노출돼 병원을 찾은 시민들의 경각심을 높였다.

병원 정문도 중국 우한시 방문 후 14일 내 증상이 나타난 환자는 병원 안으로 들어오기 전 마스크를 착용한 뒤 선별진료소에 전화를 하라는 안내 현수막이 걸렸다.

응급의료센터에서 선별진료소로 안내하는 노란선이 바닥에 표시돼 환자들을 유도했다.

입원 중인 40대 환자는 “통제하는 구역이 있지만, 이전과 큰 차이는 느껴지지 않는다”면서도 “아무래도 증상이 있는 사람들이 경북대병원을 가장 먼저 찾을 수밖에 없어 찜찜한 구석은 있다”고 털어놨다.

한편 28일 오후 3시 기준 경북 지역 ‘능동감시 대상자’는 12명(포항·구미 등 5곳)이다. 당초 13명에서 1명은 해지됐다.

이 중 비행기 탑승 등 접촉자는 8명, 의심신고자는 4명이며 현재 자가격리 중이다.

대구는 의심환자 7명, 접촉자 3명이며 검사 중인 1명을 제외하고 모두 자가격리 중이다.

자가격리 중인 9명도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다.

검체 결과, 확진 또는 의심 환자가 발생한다면 경북지역 선별진료소 중에서는 포항의료원과 동국대경주병원 등 2개 기관 7병실의 음압격리병상으로 즉시 격리 조치 된다.

대구는 경북대병원 5병실, 대구의료원 10병실의 음압격리병상을 갖추고 있다.

이후 격리된 환자에게서 나온 혈액이나 가래·소변 등을 질병관리본부에 보낸다.

이때 양성 판정을 받으면, 확진자들이 있는 다른 음압병실로 격리된다. 반대로 음성 판정을 받으면 격리가 해제돼 퇴원할 수 있다.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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