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합의 결렬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28일 영남대의료원 호흡기센터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남학원 한재숙 이사장이 영남대의료원 노사 사적조정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민노총 대구본부
“영남대의료원이 절차상의 이유로 합의를 계속 미루는 상태입니다”

영남대의료원 노사가 과거 해고자 원직 복직 등을 놓고 지난 설 연휴까지 실무교섭을 벌였음에도 합의에 이르지 못한 이유다. 이정아 민주노총 대구본부 사무처장은 앞서 마련된 사적조정안의 주요 내용과 관련해, 사측과 대부분 합의점을 도출했으나 김태년 영남대의료원장이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교수협의회 보고 등을 이유로 합의를 미루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28일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하 노조)에 따르면, 영남대의료원 노사는 지난해 12월 30일 무산된 제3자 사적조정안을 놓고 지난 17일부터 실무교섭을 시작했다. 같은 달 21일부터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과 김태년 영남대의료원장이 설 연휴 전 사적조정안 합의를 목표로 면담을 진행했고, 양측은 해고자 복직과 발전적인 노사관계를 위해 사적조정안의 주요사항을 대부분 수용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하지만 나머지 협의 사항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사측이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고, 설 연휴 전날인 지난 23일 노사 합의는 결국 무산됐다.

앞서 노조가 공개한 사적조정안에는 박문진(59·여)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과 송영숙(43·여) 보건의료노조 영남대의료원지부 부지부장이 특별채용방식으로 현장에 복귀한 후 박 지도위원은 바로 퇴직, 송 부지부장은 1년 동안 휴직하는 등의 조항이 포함됐었다. 이를 포함한 대부분 조정안에 양측이 합의점을 찾은 상태지만, 전체 조정안에 대한 협의는 끝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이에 노조는 영남대의료원을 실질적으로 관장하는 영남학원이 직접 사적조정안 합의에 나서도록 촉구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사적조정을 수차례 진행했고, 대부분 사항에 대한 합의점을 찾은 이 상황까지 왔으면 노사가 함께 양보하고 결단을 내려야 하는 것 아니냐”며 “노조에서는 이달 말까지 사적조정안을 합의하는 것이 목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료원장이 사적조정안에 대한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것 같아 오늘(28일) 영남학원 한재숙 재단이사장과 면담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며 “만약 면담에 응하지 않을 경우 현재 진행 중인 고공농성과 단식투쟁 모두 진행하면서 추가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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