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마리 모래무지를 담아두었는데
바다로 돌려보낼 때
배를 드러낸 채 헤엄치지 못했다고 했다.
집에 와 찾아보니
모래무지는 민물고기라고 했다.
누군가의 생일이라 쏘아 올린 십 연발 축포는
일곱 발만 터져 행운인지 불운인지 모르겠다고
노란 눈알이 예뻤는데
물고기는 눈을 감지 못하니까
죽어서도 눈을 감지 못한다고 했다.
<감상> ‘양양’이 강원도 지명인지, 넓은 바다 ‘양양(洋洋)’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동경의 세계로 느껴진다. 민물고기인 모래무지를 바다로 돌려보냈으나 바다에 이르자 죽음에 이르고 만다. 최종 목적지인 바다에 아무도 이르지 못하는 게 우리네 삶이다. 죽어서도 눈을 감지 못하므로 그 꿈은 후생에나 이룰 수 있을까. 희망과 꿈과 사랑을 간직하고 있기에 노란 눈알을 가진 물고기는 여전히 예쁘다. 어쩌면 모래무지는 너무 사랑하였으나 떠나보내야만 했던 그대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그대의 생일날, 십 연발 축포 중에 일곱 발만 터진 게 현재는 불운이지만, 미래에는 행운일 수 있다. 미완성이므로 행운이고, 희망이고, 영원한 꿈으로 존재하고 있다.(시인 손창기)
- 기자명 하재연
- 승인 2020.01.29 15:30
- 지면게재일 2020년 01월 30일 목요일
- 지면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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