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권에 따라 기침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크다. 동양인들은 밥상머리에서 코를 푸는 것은 기침을 하는 것 보다 훨씬 거북한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서구인들은 기침하는 것을 코 푸는 것보다 더 거북스럽게 생각한다.

서양에서는 기침을 하면 영혼이 빠져 나간다고 생각하기까지 한다. 6세기 말 전염병이 유럽을 강타한 이후 교황 그레고리오 1세가 기침을 하는 것은 전염병에 걸린 신호라며 기침하는 사람에게 “하느님의 가호가 있기를”이라 말해주라 권고했다는 말이 있다. 이 같은 역사적 배경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서구권에서는 어릴 때부터 기침 예절을 가르친다.

기침을 하면 침방울이 5~8m나 튀고, 손으로 가리고 할 경우에도 약 3m까지 침방울이 튄다고 한다. 또 공기 중에 미세 침방울이 약 10분 간이나 머문다. 기침을 하면 입과 코를 통해 약 3000개의 침방울이 시속 80㎞로 분사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환자 수가 29일까지 6000명에 육박하고, 사망자도 132명으로 하루 전부다 26명이 늘었다. 국내에서도 확진자 4명이 나왔다. 중국 대륙은 물론 세계 각국에서 환자들이 속출하고 있어서 감염 예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한 폐렴의 감염 경로는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처럼 바이러스가 섞인 침방울과 손을 통한 전파가 가장 직접적이라 한다. 이 때문에 보건 전문가들은 ‘기침 에티켓’을 지킬 것을 당부한다. 기침이 날 때는 휴지나 손수건을 가리고 하거나 팔을 접어 옷소매로 코와 입을 가리고 하라고 권한다.

그냥 손바닥을 가리고 하는 것은 허사다. 이렇게 하면 침방울이 손에 묻게 되고, 이 손으로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거나 전철·버스 손잡이를 잡고, 심지어 남과 악수를 하며 바이러스를 전파하게 된다는 것이다.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가 손 씻기를 ‘셀프 백신’이라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기침 에티켓을 잘 지키고, 손 씻기만 잘 해도 폐렴은 물론 인플루엔자, 장티푸스, 세균성 이질, 결핵까지 예방할 수 있다니 지금 당장 쏜 씻으러 가야겠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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