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구 '행정통합' 이슈에 예비후보들 "우리도 행정통합"
경북·대구 '행정통합' 이슈에 예비후보들 "우리도 행정통합"
  • 전재용 기자
  • 승인 2020년 01월 30일 21시 31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1월 31일 금요일
  •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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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성구에 달성군 가창면 편입, 북구에 칠곡군 동명면 포함
경산시·수성구 통합 제안까지…사회적 합의 없는 상태서 난발
여론 호도·유권자 혼란 우려
경북·대구 행정통합이 지역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4·15 총선 예비후보들이 덩달아 행정구역을 개편하는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대구 수성구에 달성군 가창면을 편입시키거나 북구에 칠곡 동명면을 포함시키는 공약뿐만 아니라 경산시와 수성구를 통합하는 제안까지 나온 상태다.

하지만 이를 두고 지역 갈등이나 유권자들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회적으로 합의되지 않은 의제를 공약으로 내세우는 행위가 자칫 여론을 오도(誤導)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권우 국회의원 예비후보(자유한국당·경산)는 30일 경산·수성구 행정통합 실현을 위해 대구 도시철도 2·3호선과 연계되는 트램(TRAM·노면전차) 건설 등 광역교통망 확충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수성구와 경산시 학군 통합에 앞서 지역통합 조절학군제 시범도입을 주장하며 경북도·대구시 교육감과의 공개적인 만남을 요구하기도 했다. 지난 16일 수성구와 경산시 행정통합공약을 내세운 이후 관련 공약을 잇따라 발표 중인 이 예비후보는 “경북·대구 통합에 앞서 1차적으로 경산시와 수성구의 통합을 추진해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며 “경산만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수성구와 대구시, 경북도에도 엄청난 도약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세호 예비후보(한국당·대구 수성을)는 달성군 가창면을 수성구로 편입시키는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가창면과 수성구 파·상·중동을 연계해 균형적인 지역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이유다. 장기적으로 수성구에는 도시공간구조 재편, 가창면에는 생활권과 행정권 일치라는 효과가 생겨 지역경제 발전과 정주환경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같은 지역구 이상식 예비후보(더불어민주당)도 가창면이 수성구에 편입되는 것을 적극 환영하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대구경찰청장 당시 가창면에 사건이 생기면 가까운 수성경찰서가 아닌 달성경찰서에서 출동해 주민 안전과 재산 보호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꼽았다. 그러면서 수성구에 가창면이 편입되면 큰 배후지가 생겨 각종 기관 시설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박형룡 예비후보(민주당·대구 달성군)는 공약 철회와 사과를 요구하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박 예비후보는 “가창면은 수성구에서 뗐다 붙였다 할 수 있는 지역이 아니다”며 “기관 유치 공약은 몰라도 다른 지역을 함부로 편입시키겠다는 것은 못된 심보”라고 지적했다. 이어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 하는데, 남의 땅 빼앗듯 하는 공약을 남발해서는 안 된다”며 공약 철회하고 달성군민에게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앞서 지난 20일 황영헌 예비후보(한국당·대구 북구을)도 칠곡 동명면을 대구 북구에 편입시키는 1호 공약을 내놨다. 황 예비후보 또한 지역의 균형 발전을 이유로 꼽았다.

하지만 총선 예비후보들의 행정구역 개편 공약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행정구역 개편절차에 일차적인 권한은 지자체장에게 있기 때문이다.

대구시 ‘행정구역 경계조정 업무처리 체계도’를 살펴보면, 먼저 구청장·군수가 대상지선정부터 경계변경 기본계획수립, 구·군의회 의견수렴(주민투표) 등을 진행해야 한다. 이어 대구시장이 경계변경 계획수립과 시의회 의견수립 절차를 거쳐야 하고, 이후 행정안전부 장관이 조정안 검토부터 법제처 심의까지 받아야 국무회의에 해당 안건이 상정될 수 있다.

결국, 지자체에 있는 행정구역 개편권한을 정치권에서 공약으로 쏟아내고 있는 셈이다.

대구가톨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장우영 교수는 “광역·기초단체 수준에서 먼저 합의가 형성되고 중앙정부와 조율이 되면, 그때 정치세력이 움직여야지 먼저 나서서 행정구역 개편을 논의하는 것은 순서가 맞지 않다”며 “공약의 속 뜻을 다 알 수 없지만, 행정구역 개편 공약은 정치권 문제로 비화할 수 있고 지역 갈등, 유권자들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행정구역 통합은 미래 공동체를 설계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역 개발 관점뿐만 아니라 다양한 시각이 종합돼야 하는 일이다”며 “선거판에서 합의되지 않은 내용을 발언하는 것은 자칫 진리나 대안으로 둔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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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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