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정치권 '가짜뉴스' 일축

자유한국당 중앙당에서 흘러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21대 총선 가상대진표로 대구지역 정가가 술렁이고 있다.

차기 대선 구도를 미리 점쳐보는 대결구도부터 부산 탈환, 대구 수성구 수성(守成) 등이 담겼는데, 이 소식을 접한 일부 지역 국회의원 예비후보들은 지역 사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황당한 대진표라며 불편한 심정을 드러냈다.

30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가상대진표에는 황교안 당 대표를 비롯해 오세훈(서울 광진구을 예비후보) 전 서울시장, 나경원(서울 동작구을 의원) 전 원내대표, 김재원(상주·군위·의성·청송) 국회의원, 홍준표 전 당 대표,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 등의 이름이 포함됐다.

황 대표는 종로에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총리와 차기 대선을 미리 점쳐보는 것으로 가상대결구도가 잡혔고, 오 전 시장은 광진을에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나 전 원내대표는 구로에서 현역 이인영 민주당 의원과의 대결구도가 그려졌다.

경남의 진짜 맹주 가리기라는 설명과 함께 양산에 김두관·홍준표 전 경남지사들의 대진이 짜였고, 고양에는 심상정 정의당 대표와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이 맞붙는 것으로 설정됐다.

문제는 김재원 의원이 대구 수성구갑 선거구 후보로 거론된 점이다. 현역 김부겸 민주당 의원의 대항마로 나서 대구를 수성하겠다는 것인데, 지역에서는 황당한 반응이 주를 이룬다.

대구지역 한 예비후보는 “수성구 대결구도는 말도 안 되는 설정”이라며 “한국당 희망이 보이는 게 아니라 절망이 보이는 대진표”라고 헛웃음을 지었다.

지역 정치권에서도 이 같은 가상대진표를 가짜뉴스로 치부하는 분위기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친박’ 핵심 인물로 인적쇄신 대상에 오르기도 했던 김재원 의원이 한국당 요직인 정책위의장으로 활동하는 것을 보면 정치적 역량을 높이 평가할 수 있지만, 대구에서 인지도나 인기가 높은 편은 아니다”며 “김부겸 의원과 대결구도는 말 그대로 가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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