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간 2차 감염' 우려 커져…손 소독제·체온계 판매 '불티'
수영장 등 다중이용시설 텅텅…총선 앞둔 예비후보들도 비상

포항시 북구 KTX 포항역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이동하고 있다.경북일보DB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공포가 확산하는 가운데 일상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대기질이 좋은 날임에도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손 세정제를 이용하는 등 개인 위생을 신경쓰는 모습이 대표적이다.

30일 오후 포항시 남구 상도동 포항시외버스터미널.

이곳 터미널 내 대합실은 일반 면 재질 마스크부터 미세먼지 마스크 등 코와 입을 가릴 수 있는 각종 제품들로 무장한 시민들로 북적였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포항의 일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15㎍/㎥(좋음), 미세먼지36㎍/㎥(보통) 수준으로 마스크가 필요치 않은 대기상황이었지만 ‘우한 폐렴’ 우려가 만든 ‘신풍경’이다.

버스이용객 A(21)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무서워 며칠 전부터 외출 시에는 항상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며 “특히 시외버스터미널 특성상 전국을 오가는 사람들이 모였다는 생각이 들어 더욱 조심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각막을 통해 전염될 수 있다는 소식에 공중 목욕탕과 수영장을 찾는 발길도 뚝 끊겼다.

대구시민 B(64)씨는 “평소 집 앞 목욕탕을 1주일에 4∼5회가량 찾았는데, 2주째 목욕탕 근처도 못간다”며 “목욕탕 이용자들 중 바이러스 보균자가 있어 같은 탕에 들어갔다가 감염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끔찍하다”고 말했다.

수영장 회원 C(29)씨는 “연초에는 다이어트 등을 목표로 등록하는 회원이 늘어 30명가량 수업을 함께 받기도 했지만 우한 폐렴의 영향 때문인지 최근 수업에 참여하는 인원은 거의 없는 수준”이라고 털어놓았다.

4·15 총선을 70여일 앞둔 예비후보들에게도 비상이 걸렸다.

김현기 국회의원 예비후보(자유한국당, 고령·성주·칠곡)는 다음 달 1일 예정됐던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무기한 연기했다.

김 예비후보는 지난 29일 ‘군민과 당원동지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군민·당원동지 여러분과 상의 후 이번 주 토요일(2월 1일)로 예정된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우한 폐렴이 호전될 때까지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김재수 예비후보(한국당, 대구 동구을)도 다음 달 초 예정됐던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연기한다.

김 예비후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하는 비상상황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중요해 개소식을 연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이 직접 상황을 점검하고 정부가 해야 할 일과 민간이 협조해야 할 일을 챙겨야 하고, 중국은 물론 국제사회와의 협조사항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30일 기준 국내에서 ‘우한폐렴’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는 총 6명이다. 당초 4명에서 2명 증가했다.

특히, 추가 확진자 2명 중 1명은 기존 확진자와 접촉해 ‘2차 감염’을 통해 확진 판정을 받은 첫 사례로,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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