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팸메일 지우듯 싹둑싹둑 잘라내도
낮 불 밝은 살롱은 루머(rumor)가 크는 온실
엉터리 가짜뉴스가 물들이며 치장이다

오랜 날 기다린 듯 끈 풀린 수다들이
해가 긴 오후만큼 끝없이 늘어지고
미용사 장갑 낀 손만 귀 닫고 한창이다

친친 감는 머리카락 뜬 소문 리플레이
들통 난 통화내용 진짜라도 어쩔 건지
까맣게 염색한 세상 알고 보면 새치다



<감상> 헤어살롱은 주로 여성들이 드나드는 미장원인데, 진짜라는 의미를 강조해 ‘진(眞)’자(字)를 붙였다. 참기름에 진을 붙이듯, 진짜를 가장한 가짜 뉴스가 난무하는 세상이다. 악성 루머가 크는 세상을 헤어살롱에 국한했을 뿐, 진짜와 가짜를 구분할 수 없는 세상에서 진실을 바라보는 눈을 가져야 한다. 삼인성호(三人成虎)라고 조그만 사실을 부풀리고, 없는 사실을 만들어내는 상황은 권력과 결탁한 언론사부터 일상생활에 이르기까지 만연해 있다. 뜬소문을 재현하고, 소문의 진실이 드러나도 사과하는 사람과 기관은 없다. 까맣게 염색한 머리가 알고 보면 백발이듯, 대부분 믿었던 사실이 거짓이라면 세상은 밝아질 수 없다. 진실을 바라보는 안목을 기르는 길만이 밝고 공평한 세상을 가져온다. (시인 손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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