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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지역발 입국금지는 불가피한 결정이나, 혐오·차별은 없어야
위험지역발 입국금지는 불가피한 결정이나, 혐오·차별은 없어야
  • 연합
  • 승인 2020년 02월 02일 17시 38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2월 03일 월요일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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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저지를 위한 고강도 대책을 내놨다. 4일 0시부터 진원지인 중국 후베이성을 최근 14일 이내 방문하거나 체류한 적이 있는 모든 외국인의 한국 입국을 전면 금지키로 했다. 우리 국민의 경우엔 입국 후 14일간 자가 격리하기로 했다. 대상이 대부분 중국인인 제주 지역 무사증 입국 제도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 어린이집 등 집단 시설에서 근무하는 사람이 중국을 다녀온 경우 14일간 업무에서 배제키로 했다. 위험지역에서의 입국을 제한키로 한 정부의 결정은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확대 중앙사고수습본부회의를 통해서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진원지인 중국으로부터의 입국 금지 조처를 하는 것인 처음이다. 정부는 중국과의 경제적, 인적 교류의 규모와 중요성을 고려해 입국 금지에 신중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상황이 심각해지고 입국 금지 조치를 결정한 나라들이 늘어나자 더는 결단을 늦출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내 사망자가 300명을 넘어서고 필리핀에서 첫 중국 외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심각도가 높아지는 상황을 고려할 때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에서는 사망자와 확진자 급증 외에도 후베이성 우한 이외의 지역사회 유행 양상이 나타나고 국내에서는 3차 감염을 포함해 확진자가 2일 낮 기준 15명으로 늘어났다. 지난달 31일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에 대해선 늑장 대응이라는 비판이 일고 WHO가 지나치게 중국 눈치를 본다는 불신 분위기까지 일부 조성됐다. 이에 따라 “교역과 이동 제한은 권고하지 않는다”는 WHO의 발표에도 미국이 2일 오후 5시(동부시간 기준)부터 최근 2주간 중국을 다녀온 외국 국적자에 대해 입국을 잠정 금지키로 했다. 이웃 일본은 1일 0시부터 최근 2주 이내에 후베이성에 체류한 적이 있는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거부하고 있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호주, 과테말라, 엘살바도르도 중국을 상대로 입국 제한을 했다. 유럽의 이탈리아도 1일 중국을 오가는 모든 항공편을 취소했고 러시아도 모스크바를 제외한 지역 공항들에서 중국행 정기 항공편 운항을 중단했다. 중국과 인접한 북한과 몽골은 사실상 국경을 폐쇄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많은 나라가 1일 또는 2일을 기점으로 중국 관련 입국 제한 조치에 들어간 형국이다. 국제 사회의 강력 대응 흐름에 보조를 맞춰야 하는 상황이기도 한 것이다.

입국 금지가 불가피하더라도 국가 간 이동 제한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운영돼야 한다. 과도한 봉쇄가 이어지면 검역을 받지 않고 몰래 입국하는 사람들에 대한 추적이 어려워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필요 이상의 지나친 통제와 격리는 어쩌면 신종 바이러스보다 더 위험한 ‘공포 바이러스’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의도와는 무관하게 자칫 혐오와 배제, 차별이라는 부조리한 상황으로 변질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유럽 사회 일부에서는 아시아인들을 멀리하며 비웃는 현상까지 나타난다고 한다. 설 연휴 이후 대학교 개강을 앞두고 많은 중국인이 한국의 일터나 학교로 돌아올 시기다. 입국 금지가 불가피할 정도의 ‘총력 대응’과 ‘혐오·배제·차별’은 엄연히 전혀 다른 개념이다. 아산, 진천 주민이 보여준 성숙한 시민 의식이 지속해서 발휘되길 기대한다. 정부는 위기경보 단계를 현재의 ‘경계 상태’로 유지하되, 최고단계인 ‘심각단계’에 준해서 총력 대응하기로 했다. 강력한 방역 외에도 근거 없이 불안감을 키우는 가짜뉴스와 유언비어,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는 마스크와 손 소독제 등을 사재기하는 행위에 대한 경계와 단속도 늦추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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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 kb@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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