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 쇄신 강도 '역대급' 전망

자유한국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열린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

자유한국당 현역의원 컷오프(공천배제)를 위한 여론조사가 5일부터 실시 될 예정인 가운데 지역구 의원들의 긴장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이번 여론조사는 일반 유권자 및 당원들을 대상으로 후보 적합성, 재당선 가능성 등을 묻는 것으로 총선 예비후보자가 많이 나선 곳은 그만큼 경쟁이 치열할 수 밖에 없어 의외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당공천관리위원회는 여론조사 결과와 함께 20대 국회 원내대표들의 개별 의원 평가, 의정활동 평가, 해당 행위 이력, 당 지지율과 개인 지지율 비교 평가 등을 토대로 컷오프 대상을 추릴 예정이다.

앞서 공관위는 총선기획단이 정한 ‘현역 의원 3분의 1 컷오프’ 목표치를 인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당의 전통적 강세지역인 대구·경북(TK)과 부산·울산·경남(PK) 지역의 컷오프 비율은 수도권 등 험지보다 더 높아질 전망이다.

김형오 공관위원장도 언론 인터뷰 등에서 TK·PK 지역의 컷오프 비율이 50%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당내에선 이 같은 목표치가 현실화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한국당의 과거 총선 물갈이 사례를 통틀어도 ‘역대급’ 수준일 것으로 전망한다.

따라서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현역 의원들은 이번 여론조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수의 경북·대구지역 의원들은 지난주부터 지역구 주민들과 지지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지지를 호소하고 있고, 지역 당협을 중심으로 “모르는 번호(02 또는 070)로 연락이 오더라도 꼭 받아달라”는 당부가 이어지고 있다.

경북지역의 한 중진 의원은 “현역 컷오프에 대한 명확한 기준도 없이 여론조사 등으로 물갈이 대상을 선정하는 것은 경쟁이 심한 지역에서는 (현역) 반대표가 많이 나올 수 밖에 없다”면서도 “어찌 됐던 여론조사에서 긍정적인 표가 많이 나오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지역의 한 초선 의원은 “지난 4년간 나름대로 열심히 했지만 지역주민들 입장에서는 부족한 점이 있을 수 밖에 없어 이번 여론조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면서 “현역은 1명이지만 자리를 노리는 사람들은 다른 당 후보를 비롯해 경쟁자 등 여러 명에 달해 자칫 여론조사 결과가 왜곡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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