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유승민 4일 회동 가능성…통합땐 경북·대구 진골보수 이탈
김문수·전광훈 주도 신당 지지…새보수 뺀 중소통합론 제기 등 지분 경쟁으로 변질 우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지난 3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통합추진위원회 제1차 대국민보고대회에서 통합 지지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의 통합 논의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이번 주가 최대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4·15 총선 시간표를 감안할 때 그동안 물밑 논의를 이어온 한국당과 새보수당으로서는 통합을 할지 말지 결단해야 할 시점이 임박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가 이달 초 통합신당 창당준비위원회 출범, 이달 중순 통합신당 창당 등의 로드맵을 제시한 점도 양당의 통합논의를 압박하는 모양새다.

따라서 정치권에서는 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새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인 유승민 의원의 이번 주 회동 가능성이 점쳐진다.

유 의원은 앞서 지난달 31일 황 대표의 회동과 관련해 “만난다면 다음 주 중에 만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일각에서는 두 사람의 회동이 오는 4일로 점쳐지고 있지만 실제 성사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한국당과 새보수당 내에서는 이달 초 혁통위의 통합신당 창당작업 본격화에 앞서 양당 간 통합 논의를 매듭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한국당 일각에서는 새보수당과의 통합은 자칫 “산토끼를 잡으려다 집토끼를 모두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같은 목소리는 한국당이 이번 주부터 현역의원 물갈이(컷오프)를 위한 여론조사를 실시할 예정인 가운데 조만간 한국당이 제시하는 컷오프 기준에 해당하는 새보수당 의원들을 받아들일 경우 경북·대구지역 당원들의 반발은 물론 탄핵 이후에도 줄곧 한국당을 지지해 온 진골 보수들의 이탈이 가시화 될 가능성도 있다.

실제 보수층 일각에서는 전대미문의 현직 대통령 탄핵과 보수몰락, 대선·지방선거 참패 등에 책임이 있는 인물은 이번 총선에서 모두 걸러내야 하는데 오히려 셀프 탄핵을 주도했던 이들을 받아들인다면 한국당이 아닌 김문수와 전광훈 목사가 주도하는 신당에 표를 몰아줘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다만 현 상황을 극복하고 문재인 정부를 심판하기 위해서는 과거는 묻고 ‘보수 대통합’을 이뤄야 한다는 절박한 목소리도 있다.

이처럼 한국당과 새보수당이 이번 주 막바지 통합 논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당 내에서는 새보수당과의 통합 논의에 대한 피로감과 새보수당을 뺀 중소통합론 등이 제기되고 있다.

양당 통합 논의와 관련해 한국당은 “양당의 논의 결과를 혁통위에 보고한 뒤 혁통위가 이를 수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새보수당은 “혁통위가 아닌 한국당과 새보수당이 통합 수임 기구를 만들어 강령, 규약, 정강·정책, 지도체제를 먼저 정해야 한다”고 맞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새보수당과의 통합 논의에 한국당 골수 지지층의 반발이 일고 있는 것을 당 지도부가 잘 알고 있지만 보수 통합은 어쩔 수 없는 시대적 과오”라며 “현재까지는 (새보수당이) 다소 무리한 조건을 제시해 통합 논의가 지연되고 있지만 막판 극적인 타협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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