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대구지역 의원들과 오찬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상훈 의원, 황 대표, 강효상, 정태옥, 김규환, 윤재옥, 주호영, 곽대훈, 추경호 의원. 연합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대구지역 의원들과 오찬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상훈 의원, 황 대표, 강효상, 정태옥, 김규환, 윤재옥, 주호영, 곽대훈, 추경호 의원. 연합

경북·대구를 지역구로 둔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4일 황교안 대표와 만찬과 오찬을 겸한 회동을 각각 가졌다.

서울 여의도의 일식점과 중식당에서 열린 이날 만찬과 오찬은 최근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가 대구·경북(TK)에 대한 강도 높은 물갈이를 예고한 것을 의식한 자리로 풀이된다.

먼저 1시간 30여 분간 진행된 오찬에는 곽상도·정종섭 의원을 제외한 대구를 지역구로 둔 의원 8명(주호영·김상훈·윤재옥·곽대훈·정태옥·추경호·강효상·김규환)이 참석했다. 곽상도·정종섭 의원은 개인 사정으로 오찬에 불참했다.

이 자리에서는 예상대로 TK 의원들을 너무 많이 (컷오프로) 자르면 안 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으며 공관위가 TK 컷오프(공천배제) 비율을 높이는 데 대한 불만도 표출됐다.

이에 황 대표는 ‘공관위의 권한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우려에 대해 알고 있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황 대표가 먼저 ‘물갈이라는 표현은 좋지 않기 때문에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며 “오찬 자리에서 권역별 구체적인 컷오프 비율 관련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찬에 배석한 김성원 대변인은 오찬 후 기자들과 만나 “공천에 관한 세부적인 말이 나온 것은 없지만 인위적인 ‘50% 물갈이·판갈이’에 대한 대구 시민의 우려를 강력히 전달한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구 시민들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도록 당 대표뿐 아니라 공관위원들이 심사숙고해야 하지 않느냐는 말들이 나왔다”며 “합리적인 기준에 의해 인물이 바뀐다면 대구 시민도 인정하고 보수우파도 승리할 수 있지만, 기준 없는 인위적인 컷오프는 민심의 역효과를 불러오니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황 대표는 “대구 시민들의 우려를 김형오 공관위원장에게 잘 전달하겠다”고 말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황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한국당 의원들의 노고가 많은 데 대해 격려하는 기회를 가졌다”며 “힘을 합해 문재인 정권 심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날 저녁에는 경북지역 의원들과도 만나 지역 민심과 컷오프 등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경북의원들과 가진 만찬에는 김석기 의원을 제외한 12명 의원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역시 참석 의원들은 인적 쇄신에는 동의하지만 어려울 때마다 당의 보루 역할을 했던 경북·대구의 자존심과 명예도 지켜달라는 주문이 이어졌고, 황 대표는 “공관위원장과 잘 얘기해보겠다”고 답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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