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마스크 쓰고 발열 체크…외부손님 없이 자체행사로 진행
연기·취소 계획된 곳은 없어…지역대학은 입학·졸업식 취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우려로 경북·대구지역 학교 졸업식 풍경이 달라졌다.

4일 졸업식을 앞둔 대구의 한 중학교.

교문 위에는 졸업식을 안내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고 앞에는 꽃을 팔기 위한 노점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예년과 비슷한 졸업식 풍경이 보였지만 졸업생과 학부모를 제외하고 외부 인사 등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대부분 학생과 학부모는 마스크를 쓰고 학교에 들어갔으며 교사들은 열을 재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그래도 평생 한 번 있는 졸업식인 만큼 축하를 위해 학부모들이 속속 몰리면서 교문을 통과하기까지 시간이 다소 지체됐다.

본격적인 졸업식도 달라진 풍경이 그대로 눈에 들어왔다.

졸업생들과 학부모는 강당이나 운동장이 아닌 교실로 속속 들어섰다.

교육 당국이 강당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면서 졸업생은 각자의 교실에서 조촐하게 졸업식을 보냈다. 방송으로 안내와 격려의 말이 흘러나왔지만 아무래도 감흥이 떨어졌다.

학생들의 집중도가 떨어지고 교실 밖 복도에 대기하던 학부모들의 작은 소음까지 겹치면서 어수선한 분위기는 졸업식이 끝날 때까지 이어졌다. 졸업식은 별다른 특이 상황 없이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모두 마무리됐다.

이후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학교 주변에서 사진을 찍으면서 마지막 추억을 남겼다.

일부 학교는 학교 운영위원 등에 졸업식 초대장을 우편으로 보냈다.

하지만 졸업식 전날 전화를 통해 졸업식에 오지 않도록 안내하는 등 작은 혼란이 벌어졌다.

앞서 시 교육청은 졸업식은 강당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서 실시하지 않고 개별 교실에서 방송으로 하고, 학교 방문자에 대한 개인위생 관리도 강화하도록 조치했다.

이날 대구지역은 중학교 8곳, 고등학교 7곳에서 졸업식이 열렸다.

한편 5일 18개교, 6일 34개교, 7일 53개교, 11일 4개교, 12일 126개교, 13일 28개교, 14일 14개교가 졸업식을 진행된다.

포항을 비롯한 경북지역 각급 학교 졸업식도 사정은 비슷하다.

4일 포항교육지원청에 따르면 포항의 총 130여 곳의 초·중·고 각급학교 중 일부 읍·면 지역 소규모 학교를 제외하고, 대부분 학교는 운동장 또는 강당이 아닌 교실에서 방송으로 졸업식을 할 예정이다. 학부모와 내빈 출입도 자제를 요청했고, 방문하더라도 주차장 또는 운동장까지만 진입하도록 했다.

포항 동성고는 지난달 31일 졸업식을 학부모와 외부 손님 없이 학생만 참여하는 자체 행사로 치렀고, 포항 세명고 역시 5일 오전 교실에서 학생 본인만 참석도록 해 졸업식을 개최한다.

다만 학사 일정상 졸업식 연기 및 취소는 계획된 곳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칠곡지역 초등학교 졸업식도 5일을 시작으로 이어질 계획이다.

이번 졸업식은 신종 코로나 예방을 위해 교실에서 진행된다.

칠곡교육청 관계자는 “‘외부인사 초청 없이 진행하라’는 경북교육청 지침에 따라 조용한 졸업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역 대학들도 학위수여식이 취소되는 등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동국대 경주캠퍼스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교내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주요 학사 일정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동국대 경주캠퍼스는 오는 14일로 예정된 2020년 봄 학위수여식을 취소한다고 4일 밝혔다.

학위증명서는 학사운영실을 통해 전달할 방침이다.

또한 오는 26일 예정된 신입생 입학식과 신입생 오리엔테이션도 취소키로 결정했다.

포항대도 7일로 예정된 졸업식을 취소하고, 각 학과에서 자체적으로 졸업장을 배부할 예정이다.

황기환·김현목·손석호·박문산·박태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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