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서비스

'확진자 개인정보' 무차별적 유출…불안감과 마녀사냥 부추긴다
'확진자 개인정보' 무차별적 유출…불안감과 마녀사냥 부추긴다
  • 연합
  • 승인 2020년 02월 05일 16시 46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2월 06일 목요일
  • 19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16번 확진자의 개인신상정보를 담은 공문서가 한 ‘맘카페’에 공개되는 일이 벌어졌다. 광주 광산구에서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이 문서가 어떻게 유출됐는지는 알 수 없으나 해당 ‘맘카페’에는 확진자의 성(姓), 나이, 성별, 거주지역, 가족관계, 최초 증상 발현에서 병원 이동 내용, 세부적인 임상 증상까지 구체적으로 담겨있다. 심지어 가족들의 나이, 직장, 학교, 어린이집까지 나왔다. 앞서 지난달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5번째 확진자와 접촉자의 이름 일부, 주거지 등 개인정보를 담은 공문서가 올라왔다. 확진자의 경우 중국 체류 기간, 신고 방법, 능동감시 경과 등이, 접촉자의 경우 확진자와 동행한 일상생활 내용이 고스란히 공개됐다. 이 문서는 서울시 성북구보건소에서 내부적으로 작성한 문서로 확인됐다. 두 건 모두 경찰이 유출 경로를 밝히기 위해 수사에 착수했다.

초연결사회에서 이러한 문서는 한번 소셜 미디어에 오르면 단체 대화방 등을 통해 삽시간에 퍼진다. 필요 이상으로 불안감과 공포심을 조성하고 민심을 흉흉하게 한다. 보건당국은 제때 증상자를 신고받고 역학조사를 해야 하는데 개인정보가 필요 이상으로 노출되면 신고자들은 차별이나 불이익을 받게 될 가능성이 있고, 이런 낙인효과로 인해 증상자들이 제때 신고하는 것을 꺼리게 한다. 위험 지역을 방문한 경우 보건당국에 반드시 신고하고 자가격리 대상자는 지침을 철저히 지켜야 하는데 신고 단계에서 누락되면 제대로 방역을 할 수가 없다. 가뜩이나 중국에서 입국한 사람 중 연락이 두절된 사람들이 있는데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로 신고를 망설이는 분위기가 조성되면 곤란하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당국은 유출 경위를 철저하게 수사하고 개인정보가 보호된다는 신뢰를 주어야 한다.

개인정보 유출 만큼 마음을 답답하게 하는 것이 허위정보 유포이다. 최근 광주시의 한 회사원이 창원시 진해구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우려자가 발생했다는 내용을 소셜미디어 등에 올렸는데 감염 의심자의 인적사항, 발생 경위, 조치 사항 등이 구체적으로 적혀 있었다. 이는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짜정보로 인해 관할 보건소와 감염 우려자 이송 예정지로 명시된 병원의 경우 문의 전화가 폭주해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었다고 한다. 그는 “별 생각 없이 장난삼아서 했다,” “이렇게 많이 전파될지 몰랐다”고 경찰에 진술했다고 한다. 온 국민이 불안해하고 평화로운 일상이 지장을 받는 상황에서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무책임한 일을 저질렀는지 기본적인 양식이 의심된다.

바이러스 자체보다 무서운 것이 불안감이다. 이는 불확실성에서 기인한다. 특히 중국이 아닌 태국을 다녀온 16번 환자의 경우 감염경로를 특정할 수 없고 증상이 나타나고도 열흘간이나 ‘의심 환자’ 감시망에서 벗어나 있던 것으로 드러나 방역체계에 허점이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을 더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의 싸움은 이제 시작이다. 이 사태가 얼마나 길어질지 예측할 수 없다. 벌써 마스크나 세정제 등 관련 물품의 가격이 폭등하고 사재기가 횡행하고 있다. 공용으로 비치된 마스크나 세정제는 가져다 놓기 무섭게 동이 난다고 한다. 시민의식을 의심케 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마치 마녀사냥 하듯 무차별적으로 확진자 또는 증상자의 ‘신상털기’를 하고 가짜뉴스를 만들어내는 일은 없어야 한다. 서로가 공동체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해 이 고비를 현명하게 넘겨야 할 것이다.
 

연합의 다른기사 보기
연합
연합 kb@kyongbuk.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