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들의 인사법은 다양하다. 마오리족은 사람을 만나면 먼저 악수를 하고 손을 잡은 채 “키오라” 하면서 서로 코를 두 번 비빈다. 에스키모도 뺨을 비비고 친한 사이에는 코를 비빈다. 아프리카 동부의 일부 부족은 상대의 발등에 침을 뱉는 것이 친근함의 표시다. 이탈리아나 스페인 사람들은 주로 양쪽 뺨에 키스를 한다. 연인 사이가 아니면 그저 ‘쪽’ 소리만 낸다. 몽골인들은 서로 껴안고 상대의 몸 냄새를 맡는 것이 인사다.

이들 나라 외의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공적, 사적 만남에서 ‘악수 인사’가 일반화 돼 있다. 직접 신체 접촉이 없는 인사법도 있다. 티베트인들은 자신의 귀를 잡아 당기며 상대를 향해 혀를 길게 내밀어 친밀감을 표현 하기도 한다. 인도에서는 불교 인사법처럼 합장하고 “나마스떼”라 한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인사법까지 바꿔 놓았다. 지난 4일 대구시청의 조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모두 마스크를 쓰고 악수 대신 엄지와 검지를 살짝 비틀어 보여주는 ‘손가락 하트’로 인사를 대신했다. 권영진 시장은 표창장을 받는 사람에게도 서로 눈빛을 교환하며 손가락 하트를 지어 보였을 뿐이다.

이보다 앞서 지난달 28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 대책회의에서 박원순 서울시장도 신종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악수를 자제해 달라면서 참석자들과 팔꿈치를 서로 가볍게 부딪히는 새로운 인사법을 제안하고 시범을 보였다.

신종 코로나는 4·13 총선전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유권자와 악수하고 지지를 호소해야 하는데 ‘스킨십 선거운동’이 원천 봉쇄된 것이다. 악수와 허그는 절대 사절이다. 친밀한 경우 ‘피스트 범프(주먹을 맞부딪치는 인사)’가 고작이다.

감염병이 번지고 있는데 마오리족이나 에스키모처럼 코를 비비거나 아프리카 동부 일부 부족처럼 발등에 침을 뱉는 인사법은 최악일 것이다. 손하트를 만들어 보여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캐나다 이누이트족의 인사처럼 멀찍이 서서 서로 마주 보며 싱긋 한 번 웃어주는 것이 제일 좋은 인사법이지 싶다. 우울한 소식이 많은 시국에 만나면 서로 싱긋 웃으며 손하트도 한 번 날려보자.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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