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물론 연구기관들에서도 장기화에 대비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국무회의’를 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사태가 장기화 되는 최악의 상황까지 대비해야 한다”면서 “우리 경제가 받을 충격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대응책 마련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했다.

또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한국 수출이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는 분석 결과를 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020년도 수출전망 및 활성화’ 보고서에서 반도체 등 7개 수출 주력업종의 올해 수출액이 전년 대비 2.16% 증가한 2712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전년도 7개 수출 주력 업종의 수출 증가율이 15.6%였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는 기저효과에 의한 미미한 반등에 머물 것이란 전망이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사태 영향을 배제한 것이어서 실제 실적은 크게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경북·대구 지역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철강(-5.0%), 무선통신기기(-6.4%), 디스플레이(-10.0%) 등의 감소 폭이 클 것이란 전망이어서 우려된다. 중국에 공장을 둔 한국 기업들의 부품공급 장애에 따른 생산차질, 중국 내수위축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침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중국산 부품 공급이 중단되면서 현대자동차 전 차종의 생산라인의 가동이 중단됐다. 현대차 노사가 4일 공장 라인별로 10일~11일 휴업에 합의했다. 이렇게 되면 당장 경주 외동과 용강공단을 중심으로 한 현대자동차 울산 공장과 연관된 자동차 부품업체 580여 곳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성서공단 등 대구의 차 부품업체들도 마찬가지다.

신종코로나 사태 장기화는 제조업 뿐 아니라 관광과 문화, 여가생활, 소비에도 벌써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수출의 4분의 1’, ‘외국 관광객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중국의 공장 가동 중단과 관광객 급감으로 큰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경북도와 대구시가 계획했던 ‘2020 경북·대구관광의 해’도 사실상 폐기해야 할 지경이다. 경북도는 다양한 관광상품 개발과 대대적인 관광객 유치 계획을 세웠지만 사실상 계획 자체가 무의미하게 됐다. 계획한 것에 미련을 두고 머뭇거려서는 안 된다. 과감한 수정이 필요하다.

경북도가 발 빠르게 신종코로나 관련 경제테스크포스(TF) 가동에 들어 간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상공회의소와 경제단체, 중국과 교류하는 7000여 개 회원사들과 긴밀한 협조로 경제에 주름이 덜 지게 최선을 다해야 한다. 대구시도 중국에 법인이 있는 대구지역 기업 실태를 파악하고 대응체제에 들어갔다니 다행이다. 경북도와 대구시는 신종코로나 사태의 장기화에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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