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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지역 과학인재 이끈다] 경북과학고 1기 졸업생 김정희 이파피루스 대표
[우리지역 과학인재 이끈다] 경북과학고 1기 졸업생 김정희 이파피루스 대표
  • 손석호 기자
  • 승인 2020년 02월 05일 21시 46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2월 06일 목요일
  • 1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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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 사고·남다른 열정·위기 극복 의지' 창업 성공 비결
김정희 이파피루스 대표.이파피루스
김정희 이파피루스 대표.이파피루스

‘과학 기술’은 국가산업의 경쟁력이자 국력의 원천이다.

일본의 수출 규제조치는 핵심원천 기초과학 기술확보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하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했다.

올해 창간 30주년을 맞는 경북일보는 ‘실사구시(實事求是)의 과학 정신’을 정립하고 기초 과학이 국부 창출 원천이 되도록 각 분야 권위 있는 과학 인재와 대담을 통해 한국과학이 나아갈 길을 묻고 모색하고자 한다.

두 번째 주인공은 포항소재 경북과학고등학교 1기 졸업생인 김정희(42) 이파피루스 대표.

이파피루스는 PDF(Portable Document Format) 문서에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춰 관련 프로그램을 대기업·공공기관 등에 공급 판매하고 있는 페이퍼리스 솔루션 전문 강소기업이다.

벤처기업이 밀집한 경기 성남 판교 밴처밸리 벤처포럼빌딩에 있는 이파피루스 본사에서 그를 최근 직접 만났다.

이날 자리에도 경북과학고 손용훈(26기) 부회장도 동행, 선배가 삶의 지혜와 경험을 통해 후배를 위한 애정 어린 조언도 해 의미를 더했다.
 

이파피루스 주요 제품인 ‘PDF Gateway’의 로고.이파피루스

△김정희 대표, 그리고 그가 이끄는 이파피루스라는 회사는.

포항이 고향인 김 대표는 대도중학교를 졸업하고 1993년 처음 개교한 경북과학고에 1기 입학생으로 입학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한 학년이 1반에 30명이 전원인 경북과학고에서 그의 성적을 ‘꼴찌’였다.

30등인 학우가 성적 스트레스로 자퇴를 하고 이어 29~28등도 압박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잇따라 중도에서 그만뒀다. 당시 27등이었던 김 대표는 “제가 ‘자퇴의 연결고리’를 끊지 않았으면 모든 학생이 학업을 그만둬 과학고는 없어졌을 수도 있다”며 “사실 고등학교 때 공부가 취미에 맞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며 웃었다.

하지만 ‘시험 운이 엄청나게 좋았다’며 겸손해한 그는 이후 카이스트(KAIST) 전산학과에 입학했지만 대학에서도 학사 경고 3회를 받아 재적, 이후 재입학을 통해 겨우 졸업했다고 밝혔다.

성공 스토리를 듣기 위한 인터뷰였지만 그는 인생의 역경을 먼저 이야기하는 진솔함이 다가왔다.

그는 “세상에 임팩트를 남겨보고 싶었고, 꼭 학문적 성취나 연구 분야가 아니라 비즈니스(사업)가 적성에 맞고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며 긍정적인 생각과 위기를 극복하는 의지, 남다른 열정과 도전 정신으로 창업에 성공했음이 대화를 통해 느껴졌다.

김 대표가 지난 2004년 설립, 올해 창업 17년 차를 맞은 이파피루스의 자랑은 ‘빠른 PDF 엔진’이라고 했다. 대량의 파일 변환 및 문서 열람 처리 속도는 타사 대비 훨씬 빠르고 정확하다는 것.

김정희 대표는 “서버·클라이언트 모든 제품에서 저희 제품은 경쟁 제품들 보다 더 빠르게 처리하고, 원본과 동일한 정확성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해 왔으며, 시장에서 빠른 성능으로 정평이 나 있다“고 설명했다.

전자서식과 문서관리에 관한 뛰어난 기술을 인정받아 기획재정부의 E-나라도움, 국회도서관 등 여러 공공기관, 포스코와 동국제강의 전자 검사증명서 발급, 네이버의 전자서명 솔루션 등 다양한 대기업에서 이파피루스 제품을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라이선스를 가져 서버 당 라이선스 비를 받는 형태다.

한국 PDF 시장에서 최소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고 연 매출 55억 원 정도며, 수익률은 40%가량으로 업계에서 높은 편이라고 했다. 이파피루스는 지난해 12월 서울서 열린 ‘전자문서 산업인의 날’ 행사에서 ‘전자문서 유공포상’ 단체상 부문 한국인터넷진흥원장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파피루스 StreamDocs_제품소개 이미지.

다음은 김 대표와의 1문 1답이다.

-앞으로의 사업 계획은

△고민이 많다. AI 관련 자회사 ‘모터센스’를 창업한 지 2년 정도 됐다.

모터센스는 작은 센서를 공장의 모터에 붙여, 모터의 주기를 알려주는 제품이다.

산업현장에서 모터가 아주 중요하다. 고장이 나면 생산 라인 전체가 정지돼 원재료를 버려야 하는 등 막대한 비용이 든다.

숙련공의 경험에 그간 의지했다면, 이 제품은 모터의 진동을 AI가 측정해 고장 나기 한 달 전쯤부터 교체 주기를 알려줘 기회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춘다.

베트남·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시장 및 국내에 납품하고 있고, 한 달에 3만 원 정도 저렴한 비용만 받는다. 이 모터 센스가 축적한 데이터는 향후 자동차 등 다른 산업에 접목도 가능할 전망이다.

또 다른 자회사인 ‘실리콘마인즈’는 좀 더 연구 중심의 회사다.

장면 텍스트 인식(Scene Text Recognition)이라는 기술을 연구하는데 문서가 아닌, 거리 풍경 등 영상 내에 있는 글자를 인식하는 기술이다.

사물 등을 인식할 자율 주행 자동차 산업이나 SNS의 사진을 분석해 사람들의 관심사 등 트렌드 분석하는데 활용가능하다. 장기 프로젝트로 다수의 인력이 카이스트 AI 전공 박사이며 한 명은 NASA에서 근무하다가 합류했다
 

김정희 이파피루스 대표(오른쪽)가 판교 본사를 방문한 경북과학고 손용훈(26기) 학생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새로운 제2창업을 도전을 하게 된 계기는.

△나이 40살이 되기 전쯤에 스트레스가 매우 많았다. 창업 때 꿈꿨던 만큼 사업이 잘되지는 않았고, 회사와 저 스스로가 성장이 정체되는 듯해 고민이 많았다.

결국 창업자인 제 능력의 한계에 회사 또한 사로잡혀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파피루스에서 한발 빠져 저 말고 다른 임원과 회사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었다. 또한 다른 도전도 해보고 싶었다. AI를 해본 이유는 전산을 전공했지만 AI와 컴퓨터 전산은 물리와 생물만큼 완전히 다르다고 생각했다.

나보다 잘 난 사람과 사업을 하기 위해 내가 모르는 분야로 들어가 보기로 결심했다.

수년 간 고민 끝에 결심을 실행에 옮긴 후 AI 콘퍼런스 있다면 전 세계로 다녔고, 1달에 1~2번 씩 출장을 다녔다. 1년 반을 해보니 시장 트렌드가 어느 정도 보이기 시작했다.

-후배와 젊은이들에 조언이 있다면.

△요즘은 조언을 한다는 것이 ‘꼰대’이지 않나(웃음)

다만 특히 젊은 세대에게 어떤 말을 하기가 미안하다.

저희 세대는 취직에 대한 걱정은 전혀 하지 않았고, 취업·창업·승진에 기회가 많았지만 지금 세대는 훨씬 힘들어 보인다.

안정적인 것을 찾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험한 세상에 쉽게 도전을 하라고 말 못하겠다.

다만 도전을 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이왕이면 젊을 때 도전해보는 것이 낫다. 큰 배(대기업·공무원)에서 안전하게 가는 방법도 있지만, 수영실력을 키우는 방법(창업이나 도전)도 있다. 이렇게 어려운 때일수록 환경에 단련되는 방법도 있다.

절대적으로 안정된 직장은 없다. KT는 30여 년 전만 해도 체신부 소속으로 공무원이었다. 이후 통신공사로 공기업이 됐다가 지금은 민영화가 됐고 구조조정 위험도 상존한다. 30년 앞을 내다보기 힘들다.

이렇듯 직장을 안정성만 보면 (그 직장이라는 우산 밖에 서는 상황이나 직장 자체가 흔들리는 등)리스크가 오히려 크다. 그렇기에 자기 사업을 창업을 해보고 경험을 일찍 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학창시절 꼴찌를 한 적도 있지만 매번 반등에 성공했다. 비결은.

△“위기 상황에 잘 대응하는 타입이다. 지나고 나서는 ‘어떻게 극복을 했을까?’ 싶을 정도로 침착하고 의지가 강한 편이다.

사실 6~7년 전 회사가 굉장히 어려운 적이 있었다.

일주일 고민 후 끝까지 해보자고 결심했다. 이후 평소 하루 3갑씩 피며 즐기던 담배를 끊었다. 사업이라는 것이 운과 노력을 결정체지만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변수인 담배를 완전히 끊고 술도 6개월간 금주하며 자기 관리를 했다.

몸 컨디션부터 조절하면서 기도하는 심정으로 일에 몰두했고 대형 사업 7개를 잇따라 수주하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운이 좋았다고 믿고 있지만, ‘이것 아니면 죽는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링거를 맞고 출근했던 당시의 노력이 운을 불렀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기업가적 마인드는

△거창한 가치관은 사실 없다. 다만 누구든 하루하루 사는 것이 전쟁이고 산으로 치면 꼭대기만 바로 더 힘들다.

한 발 한 발 앞만 보고 걸어온 거 같다. 멀리 보고 해보려 했지만 힘들었다. 세상을 바꾸는 방법은 여러 가지고 사업을 통해서도 세상을 바꿀 수 돈을 벌수록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었다.

저희 회사 제품 사용이 늘수록 전자 계약 등 종이 계약서 사용이 감소한다. 종이 1장 당 1000원으로 추산되는, 좁고 비싼 땅에서 문서 보관 및 유통에 막대한 비용이 소모된다. 전자적으로 문서 위·변조를 막고 법적 효력이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전자계약서 연말정산 서류 등에 적용되고 있다.

-포항과 같은 지방에서 강소기업이 크려면.

△포항은 R&D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 등 장점이 많다.

다만 포항뿐만 아니라 지방에서는 좋은 직원을 구하기 힘들다. 교육 또는 수도권과의 접근성 등이 이유겠지만 참 쉽지 않은 문제다. KTX가 개통되면 지방을 발전시킬 줄 알았는데 오히려 빨대 효과로 수도권에 집중되는 점만 봐도 그렇다.

-사업에서 협업의 필요성은.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비즈니스는 관계 속에서 이뤄지며 사실상 전부라고 볼 수 있다.

회사 내부에서도 혼자가 아닌 팀으로 프로젝트를 하고, 여러 회사가 컨소시움으로 사업을 하기도 한다.

자회사인 모터센스 제품 또한 다양한 부품을 공급받아야 하고, 관련 기업과 유기적 협업을 통해 동남아 시장 진출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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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호 기자 ssh@kyongbuk.com

포항 북구지역, 검찰, 법원 등 각급 기관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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