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설치 150일간 관찰

수성구청이 5일 전국 최대 두꺼비 산란지인 수성구 욱수동 망월지에 개체 수 확인 및 생태 모니터링을 위한 CCTV를 설치했다. 이 CCTV는 단순히 개체 수 확인 뿐만 아니라 두꺼비가 산란 하기위해 내려올 때 기온,습도, 이동시간,거리 등 기본 생활 패턴을 확인해 산란 시기, 개체 수 및 기타 생활사, 부화 후 생활 패턴 등을 파악한다. 박영제기자 yj56@kyongbuk.com
대구 수성구 욱수동 망월지는 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꼭 지켜야 할 자연유산’으로 선정한 전국 최대 두꺼비 산란지다. 애초 주변 농지 농업용수 제공을 위해 조성됐지만, 주변 개발로 땅값이 오르자 망월지 내 토지의 소유주들이 농업생산기반시설 용도폐지를 압박하고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수성구청은 생태적 가치가 뛰어난 망월지를 두꺼비 생태공원으로 만들기 위해 타당성 검토와 기본계획수립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체감온도가 영하 7도까지 떨어진 5일 오전 찾은 망월지 일대는 야간에도 촬영이 가능한 고감도 적외선 센서 카메라로 무장한 폐쇄회로(CC)TV 설치가 한창이었다. 8대의 CCTV는 성체 두꺼비 출현 후 150일 간 24시간 내내 두꺼비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기 위한 장치다. 국내 최초로 망월지를 이용하는 두꺼비들의 생활사를 규명하는 시도다. 서울 서초구 우면산과 청주 흥덕구 원흥이방죽, 울산 울주군에도 두꺼비 서식지가 있다.

망월지에서 2㎞ 정도 떨어진 욱수산에서 먹이활동을 하던 성체 두꺼비들은 통상적으로 경칩(3월 5일)보다 빠른 2월 말에 망월지로 내려온다. 성체 두꺼비가 실제로 언제 망월지로 내려와 알을 낳는지부터 개체 수는 얼마인지를 CCTV를 통해 확인할 예정이다. 알을 낳는 시간이 밤인지 낮인지도 살핀다. 두꺼비 각 개체가 일정 구간을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분석해서 망월지 두꺼비들의 최대 이동 가능 거리도 가늠해볼 방침이다. 학계에서는 양서류의 최대 이동 가능 거리를 2㎞로 보고 있는데, 망월지에서 2㎞ 이상 되는 욱수산 너머에서도 두꺼비가 관찰된 적이 있다.

더 흥미로운 점은 망월지 두꺼비들의 서식지인 욱수산에서 망월지보다 더 가까운 욱수지와 대관지에서는 두꺼비들이 절대 산란하지 않는다는 점인데, 이런 사실도 확인해볼 계획이다. 망월지는 부유물이 많은 데다 바닥이 개흙으로 이뤄졌지만, 욱수지와 내관지는 계곡 물이 유입돼 수온이 차가운 데다 하부에 돌이 있어서 올챙이들이 성장하는데 불리한 환경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권기하 수성구청 환경관리팀장은 “2007년 망월지가 두꺼비 최대 산란지로 확인된 이후 최초의 생활사 조사인데, 성체 두꺼비들이 산란 후 어떠한 생활 패턴을 갖는지도 들여다볼 계획”이라며 “두꺼비 산란지인 망월지를 보존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고 했다.

생태영향조사 주관기관인 (주)엔에이피 김종현 대표는 “별도 인력이 매일 망월지 물속 두꺼비 알이 언제 부화하는지부터 뒷다리가 앞다리보다 먼저 생기는지도 관찰하고, 올챙이 꼬리는 언제 없어지는지도 분석한다”며 “두꺼비가 산란을 위해 망월지로 내려오는 시기의 주변 환경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5대의 CCTV 옆에는 온·습도계도 설치해 온도와 습도에 따른 이동시간과 거리 등 두꺼비의 기본 생활 패턴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대권 수성구청장은 “훌륭한 미래 먹거리자원인 망월지를 두꺼비생태공원으로 조성하고, 관광자원으로 십분 활용할 것”이라면서 “국내 최초로 시도하는 두꺼비 생활사 관찰 작업은 국내 다른 곳에 서식하는 두꺼비 연구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