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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천의 세상이야기] 그래도 법치의 정의는 살아 있다
[유천의 세상이야기] 그래도 법치의 정의는 살아 있다
  •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 대표·언론인
  • 승인 2020년 02월 06일 15시 48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2월 07일 금요일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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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천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 대표·언론인
유천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 대표·언론인

모처럼 용기 있는 법조인들을 볼 수 있어 그래도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는 지킬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됐다. 지난 2018년 대통령 30년지기 여당후보 울산시장 선거에 영향을 미친 혐의 등으로 백원우 전 대통령 민정비서관 등 13명을 외압에 굴하지 않고 재판에 넘긴 윤석열 검찰총장과 수사검사들의 정의의 기개에 많은 국민들은 박수를 보냈다.

문재인 대통령의 끊임 없는‘조국 감싸안기’ 발언과 청와대를 향한 검찰수사에 대한 ‘탈법적 보복인사’와 ‘압수수색 영장집행 거부’등 검찰인사 절차와 사법체계를 무너뜨리는 청와대의 독선에 맞서 재조법조인들이 사표를 던지며 반발했다. 지난해 9월 조국 법무장관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임무영 서울고검 검사가 검찰통신망에 “조국은 법무장관 적임자가 아니다”는 글을 전국 검사 최초로 올리고 조국 장관 취임 후에도 “신임 장관이 검찰개혁을 부르짖는 것은, 마치 유승준이 국민들을 상대로 군대 가라고 독려하는 모습과 같다”는 비판의 글을 싣고 지난달 7일 사표를 던졌다.

추미애 법무장관이 임명한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 조국 전 법무장관의 재판회부를 반대하며 ‘조국을 무혐의 처리하라“고 지시한 데 대해 직속 부하 검사가 동료상가에서 “네가 검사냐”고 항의하는 불굴(不屈)의 사태가 터졌다. 같은 날 검찰의 압수수색 영장을 거부한 청와대의 행태를 ‘위헌, 위법’이라고 지적하거나 ‘법치부정’이라고 지적한 판사들의 많은 글이 법관전용 게시판 ‘이판사판’에 올리며 청와대의 횡포를 비판하고 나섰다.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소장인 양홍석 변호사도 민주당이 힘으로 밀어 붙혀 국회를 통과한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부당하다며 소장직을 그만 뒀다. 양 소장은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을 “대검 중수부 같은 특수수사 전담기구를 하나 더 만들고선 그걸 ‘공수처‘라 부르는 상황은 비현실적인 공포물”이라고 비난했다.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정교모)도 지난달 15일 시국선언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대한민국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거짓의 나라가 돼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교모 측은 이번 시국선언에 전·현직 교수 6094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재야법조인들도 검찰 간부들에 대한 ‘탈법적 보복인사’와 청와대의 ‘압수수색 영장 집행 거부’ 등 문재인 정부의 독선에 맞서고 조직적 항의를 하기 위해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한변)을 최근 서울을 비롯해 대구 등지에서 조직했다.

한변은 지난달 21일 대구에서 회원으로 참여한 30여명의 변호사들이 1차 모임을 갖고 ‘법치 바로세우기 운동’을 앞으로 지속적으로 펴기로 했다. ‘대한민국에 민주주의와 법치가 죽었다’는 의미로 ‘나비 모양의 흰 리본’을 옷깃에 달기 운동도 펼 계획이다. 한변의 관계자는 “흰 리본은 국가가 상중(喪中)이라는 뜻을 표현한다며 이 운동은 나비효과를 보여 전국적으로 펼쳐질 것”이라고 했다.

지금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근간인 삼권분립이 뼈대만 남아 있는 모습이다. 최근 대법원의 백년전쟁에 대한 판결에서 보듯 사법부는 정치적, 사회적으로 예민한 사건에 대한 판결에서 권력의 눈치를 보는듯하고 현직 법관이 옷을 벗자 곧바로 집권 여당으로 쫒아 가고 있다. 입법부는 무력화된 지 오래다. 집권당 대표가 장관으로 가고 전 국회의장이 국무총리 제안을 넙죽 받아 대통령 휘하로 들어 앉았다.

여권의 당청관계가 수직적으로 굳어졌다. 행정부는 청와대의 시녀가 되어 국가 기구와 제도가 자율성과 독립성을 잃은 지 오지 오래됐다. 장관의 존재감이 보이지 않는다.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비리의혹으로 물러난 조국씨에 대해 “마음의 빚을 졌다”고 공개적으로 감싸고 조국을 수사한 윤석열 검찰을 향해 ‘초법적’이라는 비난 발언을 수차례나 했다. 이러니 대한민국에는 대통령과 청와대만 존재하는 듯이 보인다.

문재인 정부의 권력 횡포는 최근 울산시장 선거 의혹 수사와 관련하여 행해지는 검찰 인사에서 민낯을 볼 수 있다. 사회도 대통령을 축으로 하여 양쪽으로 갈라졌다. 한쪽은 무조건적 지지파로, 한쪽은 환멸에 가까운 극단적 부정을 보이고 있다. 대통령이 국민을 단합시키지 못하고 내 편, 네 편으로 쪼갰다. 한반도가 남북으로 동강 나고 두 쪽으로 갈라진 남한은 지역으로 쪼개지고 여기다 국민에게 좌우 이념이 덧씌워져 사상적 갈등이 극을 향해 치닫고 있다. 이 난제를 어떻게 풀 것인가. 답은 하나뿐이다. 국민들이 다가오는 4·15총선은 그 어느 때 총선과는 다르다는 사실을 깨닫고 투표권을 행사하는 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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