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층 '언택트 소비문화' 등 인건비 줄여 공급자 '호응'

지난해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9 하반기 IFS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에서 한 예비 창업자가 키오스크 관련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연합

20∼40대의 젊은 층을 대상으로 ‘무인·1인 매장’이 인기를 얻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매장이 점차 확대돼 모든 계층이 이용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포항시 남구 이동의 한 쌀국수 전문점은 자리를 안내하는 직원 대신 입구 옆의 키오스크가 손님을 맞이한다.

원하는 메뉴를 클릭하고 결제를 완료하면 번호가 적혀진 영수증이 나온다. 몇 분이 지나고 해당 번호가 불리면 음식을 찾을 수 있다.

음식점 관리자 A씨는 1인 매장의 장점으로 인건비 절약을 꼽으며 “과거 의류 매장을 운영했을 때와 비교하면 5만 원 상당의 기기 값만 내면 돼 순수익은 늘었다”고 말했다.

인건비를 줄여 적자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은 다른 곳에서도 계속됐다.

매월 300만 원에 달하는 적자가 발생했던 김밥가게는 지난해 10월부터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로 변신했다.

매장을 관리하는 박상준(50)씨는 “인건비 지출이 없어 적자는 더 나지 않는다. 여름에 수익이 올라가는 매장 특성을 생각하면 충분히 만족스럽다”며 손님이 꾸준히 매장을 찾는 이유에 대해 “점원이 있으면 400원어치 아이스크림 하나를 살 때도 신경이 쓰인다. 하지만 무인 매장은 그럴 필요가 없으니 많이 찾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이스크림 하나를 산 학생도 “물건을 살 때 고민을 많이 하는데 누군가 있으면 눈치가 보인다. 무인 상점은 그럴 필요가 없어 유인보다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북구 양덕동에 있는 일식 전문점도 1년 전부터 1인 매장으로 운영하고 있다. 손님에게 음식이 나가는 시간은 더 걸리지만 키오스크 덕분에 한결 편하다.

키오스크를 선호하는 것은 공급자만이 아니다.

음식점을 찾은 이용객은 “불필요한 응대 서비스가 없어 더 좋다. 요새는 패스트 푸드점과 같이 키오스크가 비치된 곳을 자주 가는 편이다”고 말했다.

매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주 고객은 20∼40대의 소비력이 있고 기기 사용에도 익숙한 청·장년층이다.

키오스크 사용에 어려움을 느끼는 50대 이상은 매장을 이용하는 경우가 드물다.

실제로 지난해 7월 현대 카드·캐피탈 뉴스룸에서 무인 매장 등의 비대면서비스를 사용하는 주요 가맹점 15곳을 조사한 결과 2017년 1월부터 2019년 5월까지 총 매출의 79.1%를 20대와 30대가 차지했다. 40대 역시 사용액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2년 사이 증가율이 499%에 달할 정도로 사용빈도가 높아졌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20∼40대에게 무인 매장이 인기를 끄는 이유를 두 가지로 설명했다.

이 교수는 “대부분의 무인 매장이 24시간 영업을 한다. 따라서 출·퇴근 시간에 쫓기는 젊은 계층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다. 또 이 세대에는 다른 사람과 접촉하는 것보다 스스로 찾아보고 실행하는 걸 좋아하는 ‘언택트(untact)’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언택트’는 부정형의 ‘un’과 접촉하다의 ‘contact’를 결합한 신조어로 사람과 만나지 않고 서비스를 받거나 구매하는 것을 뜻한다.

이 교수는 “언택트 소비문화는 온라인쇼핑과 다르다. 직접 눈으로 보고 확인을 한 후에야 구매로 이어진다. 그 과정에 사람과의 접촉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IT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계층이 무인 매장에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지만 이젠 손바닥만으로 구매가 가능할 정도로 기술이 발전했다. 무인 매장은 모든 계층에 확대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새별 수습기자
이새별 lsb@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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