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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인] 15. 우남 김경식 도예가
[명인] 15. 우남 김경식 도예가
  • 황진호 기자
  • 승인 2020년 02월 09일 21시 39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2월 10일 월요일
  • 1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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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이어 문경의 도자기술 알리고 국제적 브랜드화 노력
우남 김경식 도예가가 달항아리 제작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
9대를 이어온 영남요 8대 우남 김경식(牛湳 金璟植·53) 대표.

문경은 1000여 년의 역사를 지닌 전통 도자기의 본향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문경의 도예인 거의는 가스나 전기를 사용하지 않고 장작가마를 이용해 도자기(작품)를 굽어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가운데 경북 문경시 문경읍 진안리에서 8대째 가업을 이어가는 영남요 우남 김경식 도예가를 조명해 보고자 한다.

9대를 이어온 300년 도자가문 영남요 8대 대표인 그는 기술발전과 후진양성에 기여한 공로로 ‘2019년 경상북도 최고장인’ 5명에 선정됐다.

그는 가문 대대로 전통 도자의 맥을 이어온 국내 유일 국가무형문화재 105호 김정옥 사기장(1996년 지정)의 독자이다.

망댕이 가마에 불을 지피고 있는 우남 김경식
△도자 제작부문에 몸담게 된 동기.

어린 시절 부친이 흙을 나르고, 질을 이기고, 꼬박을 밀고, 장작을 나르는 일들이 너무나 고되고 힘들어 보여 가업을 잇지 않겠노라 생각했던 그다.

그러나 성장기를 거치며 여러 가지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7대에 이르는 전통의 맥을 지켜오는 부친을 보면서 반드시 가업을 이어야겠다는 결심하게 된 그는 1995년 대위로 전역한 후 본격적으로 도예 수련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도자기 제작기법을 터득하기 위해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며 남들보다 두배, 세배 그 더 이상의 노력을 해야만 했다는 것이다.

두문불출하며 5년간의 혹독한 도예수련의 시기를 거치며 어느 정도 자신이 생기기 시작한 그는 2000년 우리나라 최고 권위의 전통공예 공모전인 대한민국 전승공예대전에서 장려상 수상 후 3번이나 입선한 것이다.

또한 2011년에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발물레로 만든 달항아리를 출품하여 도자부문 본상 진입에 이어 2013년에는 국무총리상을 수상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국내 유일의 국가무형문화재 사기장인 부친의 전통계승의 과업을 수행하기 위해 2013년 문화재청으로부터 전수교육조교로 지정됐다.

대한민국 명장이라는 목표를 가진 그는 전국기능경기대회에 도전 2005년 경북에서 장려상 수상에 이어 2년 뒤 경북에서 금메달을 수상하는 등 매년 도전을 거듭한 결과 2013년 드디어 전국대회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는 성과를 이루기도 했다.

그 외 제1회 전국 발물레 경진대회에서도 대상을 수상하는 등 제작기법을 체화하여 숙련하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우남 김경식 도예가가 달항아리 제작에 심혈을 길우이고 있다.
△숙련기술 발전에 기여.

그는 전통도자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문화상품 개발계획을 수립하고 차별화된 영남요의 신문화상품을 출시했다.

2007년 ‘황자유’라는 독특한 유약개발에 성공하여 특허출원을 하고 특허등록을 받은 이후 황자의 제조방법을 이용한 문화상품을 개발하고 황자특허사업화를 완료한 것이다.

그리고 분홍색 유약을 연구하여 문화상품을 개발하고 2019년에 특허등록을 완료하는 등 2013년 총 20건의 문화상품개발을 수행했다.

2건의 특허사업화 외에도 분홍색 찻상, 분청철회주전자, 인화문합, 백자찻상, 백자숙우 등 5건의 디자인등록을 받기도 했다. 그는 숙련기술의 체화와 특허사업화 외에도 관련분야의 학문적 연구에도 매진했다.

2018년 단국대학교 도예학과 박사과정을 마친 그는 ‘경상북도 문경지역의 도자제작의 역사와 사기장인의 역할’에 관한 연구논문을 한국도자학 연구지에 등재했다.

특히,‘망뎅이 가마의 제작기술연구와 현대적 복원’에 관한 저서를 집필하는 과정에 그의 가문에서 대대로 사용해 왔고, 1843년도에 설립돼 현재 민속자료로 지정돼 있는 망댕이가마의 완벽한 수치측정을 위해 3D 스캐닝 작업을 시행했다. 그 외 ‘도자기 제작의 과학기술적 특징과 장식기법’,‘한·중·일 삼국의 가마구조의 특징과 시기적 변천’등을 출간했다.

김경식 사기장 전수조교와 함께 발물레 체험을 하고 있는 호주 시드니 TAFE NSW 대학교 출신 도예작가
△후진 양성에 매진.

다수의 국내 전시회와 해외박물관 상설설치를 통해 한국의 전통도자를 대내외적으로 알리는 역할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는 그는 한국전통문화대학교의 전통공예학과 강사를 역임하면서 제자 양성에 힘쓰고 있다.

특히 문경 국가무형문화재 사기장 전수교육관에서는 중학생 자유학기제 특강, 외국인 유학생, 다문화가정 등 다양한 단체에게 전수교육을 해오고 있다.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이루어 올해 문경 국가무형문화재 전수관이 교육부로부터 ‘교육기부 진로체험 인증기관’으로 지정됐고, 문화재청으로부터는 우수 사업기관으로 선정돼 문화재청장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행복한 세상 만들기 프로젝트- 온 가족이 함께하는 우리 가족의 행복한 그릇 빚기‘ 프로그램에 참가한 문경시다문화가족들
△문경 국가무형문화재 전수관의 특별한 콘텐츠.

문경 국가무형문화재 전수관의 핵심가치는 ‘이야기가 있는 우리의 무형유산’이다. 관장인 부친(김정옥 ·79)은 조선 영조시대부터 시작된 도자가문의 7대 후손으로 자신과 자신의 장남(김지훈 이수자·25)이 함께 가업을 계승하고 있다. 자신의 조부인 5대 김비안 사기장(1860~1929)께서는 조선왕실 관요의 사기장으로서 항아리 제작기술이 뛰어나 경북 문경에서 경기도 광주 관요로 차출돼 활동을 했다. 어린 시절 선친을 따라 광주로 간 조부 김교수(1894~1973) 사기장은 조선 왕실 관요인 분원의 마지막을 목격하고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그리고 한일협정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근대 역동기를 온몸으로 겪어낸 마지막 사기장이었다. 79세의 나이로 격동의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 막내아들인 자신의 부친(김정옥 사기장)에게 자신의 경험과 기술을 전수하는 등 이 같은 모든 것은 이야기와 문헌자료를 통해 증명되고 있다.
발물레와 국가무형문화재 김정옥 사기장
부친인 김정옥 사기장이 17세 되던 해에 조부로부터 물려받아 도자기 제작기술을 익혔던 발물레는 전수관의 대표 유물로 관람객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이 물레는 그들의 사기장 가문의 시조가 되는 김취정 사기장이 1750년경 제작한 것으로 270여 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국내에서 유일하게 원형으로 계승되어 온 발물레로 높은 학술적 가치를 지닌 귀중한 문화유산이다.

이 외에 이곳에는 선조들의 유물과 자신의 부친이 18세 때 처음으로 만들었던 항아리, 최초로 제작한 달항아리 등이 전시돼 있다.

이곳 영남요는 3대가 함께 역사의 오랜 전통과 최고의 장인정신으로 조선백자의 가치와 품격을 높이는 작품을 선보이며, 전통이 지닌 높은 가치를 승화시키는 작업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전통도자의 계승자로서, 경상북도 최고 장인인 그는 “망댕이 장작가마와 같은 전통 콘텐츠를 활용한 한국 고유의 기술로 세계 도자자기 고가시장으로의 진출, 대량생산체제로 불가능한 전통도자 장인정신의 강점과 가치를 현대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방안 모색, 300년 역사의 영남요 9대 도자가문이 지닌 오랜 전통의 국제적 브랜드화 등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오는 6월 프랑스 파리에서 가질 예정인 전시회는 한국 전통도자가 지닌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그 제작과정에 담겨있는 ‘장인의 오랜 경험과 체화된 기술’이 지닌 가치를 더욱 널리 알릴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조선백자 9대 가문 역사전시실 제1전시실 모습.
△경상북도 최고 장인.

영남요 우남 김경식 대표는 “18세기 중반 선대 김취정 사기장으로부터 시작된 국내 유일의 조선백자 9대 가문의 장인정신과 전통도자에 대한 열정을 바탕으로 가문의 조선백자 제작기법을 후속 세대에게 전수하고 한국 도자의 우수성을 널리 전파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문경의 도자역사와 전통계승을 기반으로 한국 전통 도자 문화예술의 진흥을 통해 대중에게 질 높은 도예문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문경을 대표하는 콘텐츠를 개발하여 지역사회 문화발전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다짐했다.

이와 함께 국제 도자포럼 및 심포지엄 등을 통해 국내외 도자 전문가들이 제작기술과 지식을 교류하고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창출하여 한국 전통 도자 문화유산과 콘텐츠의 우수성을 알리고 활성화하는 데 중심역할을 할 생각이라는 각오다.

또한 한국의 전통 미술공예뿐 아니라 실생활 공예문화에 전통의 가치와 장인정신의 창조적 접목을 통하여 새로운 도자 향유 문화를 창출하고 확립하는 데 심혈을 기울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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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호 기자 hjh@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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