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군우 대구경북연구원 산업혁신연구실 연구위원
정군우 대구경북연구원 산업혁신연구실 연구위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상지인 후베이성(湖北省) 우한시(武漢市)는 중국 경제발전을 대표하는 도시로 19세기 후반 제철소가 들어서면서 공업도시로 발전해왔다. 교통ㆍ물류의 중심지이기도한 우한은 베이징과 광저우, 상하이, 충칭을 연결하는 대동맥의 심장부이며, 양쯔강을 중심으로 한 수상운송의 결절점에 위치한 요충지로 동양의 시카고로도 불린다.

또한, 우한은 중국 제조업 혁신전략인 ‘중국제조 2025’의 핵심도시로 반도체, 자율주행차, 우주항공 등 하이테크산업 거점으로 성장한 지역이다. 특히, 자동차산업이 발전하여 자국기업은 물론 혼다, 닛산, 르노, 보쉬, GM 등 글로벌기업이 집적해 있다.

중국 GDP의 4.4%(2018년)를 차지하는 후베이성은 자동차 생산량 241만대로 중국 전체 생산량의 8.7%를 차지한다. 글로벌 자동차기업, 부품회사가 중국 내는 물론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어 후베이성 봉쇄, 조업중단 등은 각국으로 빠르게 확산, 세계무역을 축소 시키는 악재로 작용한다.

2019년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 비중은 25.1%(1,362억 달러), 수입은 21.3%(1,072억 달러)로 중국은 최대 교역국이다. 품목별로 보면, 수출과 수입 모두 전자부품이 각각 37.0%(504억 달러), 23.0%(247억 달러)로 1위다. 가공단계별로 보면, 중간재 대중수출이 1,082억 달러로 전 세계 중간재 수출의 28.2%, 수입 역시 중간재로 685억 달러(27.4%)에 달한다.

우리나라의 생산은 중국의 수요에 의해 유발되는 비중이 매우 높다. 국제산업연관분석을 통해 계산해 보면, 그 비중은 12.7%에 달한다. 즉, 우리나라 전체 생산 중 12.7%는 중국의 수요에 의한 것이며, 코로나 쇼크로 이 중 10%가 감소한다고 가정하면 우리나라 전 산업 생산은 약 295억 달러 줄어들게 된다.

대구경북의 대중 교역 의존도도 매우 높다. 2019년 대구의 대중 수출은 전체 수출의 20.0%(15억 달러), 수입은 45.5%(20억 달러), 경북은 수출 28.1%(106억 달러), 수입 18.2%(27억 달러)로 중국 의존도가 압도적이다. 품목별로 보면, 대구는 자동차부품(전 품목의 10.7%), 경북은 무선통신기기(17.9%)가 각각 수출 1위로 특정품목 편중이 심하다.

문제는 수출과 수입이 타 지역과의 상호의존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가운데, 대구경북의 생산에서 차지하는 타 지역 의존도가 매우 높아 코로나 쇼크와 같은 대외환경 변화로 타 지역 생산이 줄면, 대구경북의 생산도 감소하게 된다는 점이다. 지역산업연관표를 통해 타 지역 수요에 의한 생산유발 비중을 파악한 결과, 대구는 46.5%, 경북은 47.2%로 매우 높았다. 대구의 생산은 경기(7.1%), 경북(10.2%), 울산(4.6%), 경북은 경기(11.3%), 서울(6.2%), 울산(5.1%)의 수요에 크게 의존하여 각각 유발되었으며, 자동차, 반도체, 전자부품, 철강, 섬유 등 지역 주력산업 대부분은 타 지역과 외국으로부터의 이입ㆍ수입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다행히 상하이, 광둥 등 제조업 집적지역 조업재개, 항공ㆍ선박편 부품공급 시작 등으로 현대차와 기아차도 공장을 일부 가동한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그러나 특정 국가ㆍ지역에 대한 높은 수요의존, 특정품목에 대한 지나친 수출입 의존을 근본적으로 개선해 나가지 않으면, 지역경제는 코로나 쇼크와 같은 대외환경 변화에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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