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의료원 해고노동자 박문진(58·여)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이 지난 11일 고공농성장에서 독서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전재용 기자
대구 영남대의료원 옥상에서 진행됐던 고공농성이 12일 해제된다. 하루 전 대구지방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사적조정회의에서 영남대의료원 노사 양측이 해고자 복직과 노사관계 정상화에 합의했기 때문이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하 노조)에 따르면, 노사 양측은 사적조정위원들이 제시한 △박문진, 송영숙 해고자 복직문제 해결 △노조활동의 자유 보장 및 노사관계 발전을 위한 노사 상호 노력 △민형사상 문책 금지 및 법적 분쟁 취하 등이 포함된 조정서를 수락했다.

양측은 설 명절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달 23일 해고자 복직에 잠정 합의했으나 병원 측 내부 반발로 합의가 지연됐다.

지난달 31일 재차 진행된 실무교섭에서 잠정 합의안이 도출됐으나 병원 측 반대 의견으로 최종 합의는 한 차례 미뤄졌고, 지난 11일 열린 사적조정회의에서 극적으로 합의했다.

합의안이 마련됨에 따라 지난해 7월 1일부터 영남대의료원 본관 74m 높이 옥상에 오른 박문진 지도위원의 고공농성도 마무리된다.

12일 기준 고공농성 227일째를 맞은 박 지도위원은 노동단체와 시민·사회단체 축하 속에 고공농성을 마쳤다.

앞서 노조는 합의 전까지 고공농성뿐만 아니라 단식농성, 로비농성, 출·퇴근 시간 선전전, 결의대회 등으로 해고자 원직 복직 등을 촉구했다.

노조는 지난 2006년 노무법인 창조컨설팅의 노조파괴공작으로 발생한 영남대의료원 해고 문제가 14년 만에 해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노사 모두의 결단으로 14년 동안 계속된 아픈 과거를 딛고 새로운 노사관계를 만들어나가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진경 영남대의료원지부장은 “해고자 복직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노사 모두의 마음이 모였고 전국의 많은 분의 관심과 피땀이 모여 해결됐다”며 “노사관계 발전과 병원 발전을 위해 모두가 노력해나가자”고 강조했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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