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가격 등에 큰 변화 없어, 서울 주택 상승 둔화는 정책 영향
경북·대구 2월 분양 기대감 높아

메르스 유행 당시 전국 아파트 매매가, 분양물량 추이. 부동산114
‘바이러스 감염병보다 정부의 정책이 부동산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 연초부터 불어닥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부동산 시장 위축 우려가 커지자 부동산114가 2015년 발병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당시의 부동산 시장 영향력을 확인해본 결과다.

2015년 5월부터 6월 중순까지 메르스 확진자가 단기간에 100명 이상으로 늘면서 우려감이 최고조에 달했지만, 아파트 매매가격은 소폭 둔화하거나 분양물량이 일시적으로 감소하는(전년 동월 대비 2만 가구 증가) 수준에 그쳤다. 윤지해 수석연구원은 “2015년 5월부터 12월까지 186명의 확진자가 발생했지만, 아파트 매매가격과 분양시장을 별다른 영향이 없었거나 ‘단기 위축’ 정도에 그쳤다”며 “당시 질병보다는 정부 주도의 규제 완화 정책이나 저금리 시장환경이 더 큰 영향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의 영향에 대한 분석도 비슷하다. 일시적으로는 코로나19 여파가 주택 공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전반적인 가격 흐름이나 수요층의 내 집 마련 심리를 위축시키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전망했다. 오히려 지난해 12·16 대책 발표 후 서울의 고가주택과 재건축 중심으로 호가가 떨어지며 가격 상승세가 크게 둔화하고 강남3구는 마이너스로 전환된 상황을 보면 코로나19 보다는 정부 정책에 더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다 금융결제원에서 한국감정원으로 청약시스템이 이관되면서 1월 분양물량이 2월 이후로 연기된 점도 분양 물량 증감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로 2월 경북·대구 주택사업자들의 분양경기에 대한 기대감이 회복됐다.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2월 대구의 분양경기실사지수(HSSI) 전망치는 94.1로 전달보다 17p 올랐다. 77.1을 기록하며 전달보다 26.9p 하락한 1월 전망치와 대조적이다. 경북의 HSSI 전망치도 82.3으로 전월대비 17.3p 상승했다. 전국 전망치도 88.7로 전월대비 10.1p 올랐다. 주택청약시스템을 금융결제원에서 한국감정원으로 이관하는 작업이 완료돼 2월 중순부터 예정된 분양일정을 소화할 수 있게 됐고, 현재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유예기간인 점 등이 반영돼 분양경기에 대한 인식이 전월대비 개선된 점이 작용했다.

윤지해 수석연구원은 “상권(상가) 시장은 현재 국면이 예상보다 길어질 경우 관광객 감소로 인한 매출 타격과 수익성 축소로 인해 주택 시장보다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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