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공수표의 계절'…그마저 그 나물에 그밥
돌아온 '공수표의 계절'…그마저 그 나물에 그밥
  • 이종욱 기자
  • 승인 2020년 02월 13일 21시 53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2월 14일 금요일
  • 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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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구 예비후보자만 262명 참신한 공약은 찾아보기 힘들어
사람보고 뽑는 유권자 혁명 절실
제21대 국회의원선거를 60여 일을 앞둔 13일 오후 대구시청 앞에서 열린 ‘공무원 선거중립 퍼포먼스’에서 참석자들이 아름다운 선거 실천을 다짐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영제기자 yj56@kyongbuk.com
제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60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역대 가장 많은 예비후보만 등록을 했을 뿐 지역이나 국가 발전을 위한 참신한 공약 찾기가 쉽지 않다.

특히 지난해 패스트트랙법안중 하나였던 선거법이 여야합의없이 뒤늦게 확정된 데다 후속 선거구 구획까지 이뤄지지 않는 등 선거가 시작되기 전부터 혼란속으로 빠져들면서 자칫 또 다른 깜깜이 선거로 치들을 우려를 낳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3일 현재 전국 253개 선거구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사람은 모두 2167명으로 평균 8.56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여기에는 현역 국회의원 대다수가 가세하지 않은 데다 안철수신당까지 가세하게 되면 자칫 3000명 선까지 도달할 기세다.

이런 가운데 경북·대구 지역도 모두 25개(대구 12·경북 13) 선거구에 모두 262명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쳐 향후 현역 국회의원과 안철수신당까지 가세하면 300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지금까지 예비후보 등록과 함께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이 내놓은 공약들을 살펴보면 그야 말로 ‘해 놓음 밥 데워 먹는 격’이 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무려 911명의 예비후보가 등록한 국가혁명배당금당 소속 일부 후보가 △결혼혁명 △출산혁명 △부채혁명 등 무려 4939조원을 넘는 규모의 천문학적 공약이 신선하다면 신선한 공약일 뿐 경북·대구지역 어디에서도 참신한 공약을 찾기가 쉽지 않다.

경북 제 1 도시인 포항시의 경우 2개 선거구에 21명의 예비후보가 등록을 했지만 지금까지 공약을 발표한 사람 중 눈에 띌 만한 공약은 김순견 자유한국당 예비후보(포항남·울릉)가 제시한 ‘군공항 이전 및 개발 ’정도에 불과하다.

나머지 후보들이 제시한 공약들을 살펴보면 △포항지진 배·보상 및 지진대책 △영일만대교 건설 △철강산업 활성화 및 대체산업 유치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들 공약들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에도 포항지진 분야만 제외하고 모두 제기됐던 사안들이다.

이는 무려 32명의 예비후보가 등록한 구미지역 2개 선거구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공약을 제시한 후보 대부분은 최근 급격한 쇠락현상을 보이고 있는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을 제 1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눈에 띄는 공약이 보이지 않는다.

특히 △천생산 개발 사업 △KTX 칠곡북삼역 유치 등은 이미 일부 시행되고 있거나 지난 총선에서부터 이슈가 돼 왔던 것들이어서 참신성을 찾기 어렵다.

그나마 더불어 민주당 경북도당이 지난달부터 8대 혁신전략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지만 이 중 △지방소멸 걱정 없는 경북, 농촌 살리기부터! △육지속의 섬, 교통 오지 없는 경북 만들기 혁신전략에 대한 세부 공약 역시 기존 사업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채 지연되고 있거나 정체된 사업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수준이다.

보수 아성이라는 지역특성 상 자유한국당의 경우 모두 96명이 예비후보 등록을 해 놓은 상태지만 개인별 공약발표에 머물러 있을 뿐 경북도당 및 시당 차원의 공약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

대구 역시 △동구지역의 경우 팔공산/금호강 개발 공약·혁신도시 활성화 △달서구 지역의 경우 성서산업단지 구조 고도화 등 활성화 방안 △중·남구 지역의 경우 도심재생사업 등 제시된 공약 대부분이 기존 선거에서 제시됐거나 미군부대 이전과 같은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제한적인 구호뿐인 공약도 눈에 띈다.

특히 최근 대구 출신인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오스카 4관왕에 오르면서 영상문화사업 공약이 발표되고 있지만 이 마저도 대구 남구청이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있는 사업과 큰 차이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 공약들은 정작 봉준호 감독의 의중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채 나온 것이어서 시행 여부 자체가 미지수일 만큼 그야말로 ‘기분파’공약이 될 우려를 낳고 있다.

이처럼 선거일이 60일 밖에 남지 않은 상황임에도 지역 발전을 위한 현실성 있는 참신한 공약들이 눈에 띄지 않자 유권자들의 불만도 만만찮다.

포항에 사는 A씨(53)는 “최근 민주당과 한국당 등 거대 양당이 혁신과 개혁을 숨쉬듯이 노래하고 있지만 정작 지역 공약은 여야에 관계없이 뾰족한 게 없다”며 “이번 선거 역시 정책대결보다는 정치적 이념대결로 치닫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또 B씨는 “그동안 우리 선거가 사람을 보고 뽑는 게 아니라 정당을 보고 뽑다 보니 출마자들이 ‘바람타기’만 기대했지 정작 지역 현안은 제대로 들여다 보지 않는 것”이라며 “이번 선거에서 진짜 필요한 것은 사람을 보고 뽑는 ‘유권자 혁신’을 이루는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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