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대아고속해운 도입…포항∼울릉 3시간대 열어 '해운업계 혁신'

썬플라워호.

포항-울릉간 정기여객선 썬플라워호가 이달 28일을 끝으로 사실상 운항을 종료한다.

14일 포항지방해양수산청은 썬플라워호 대체 새 여객선이 투입될 때까지 현재 울릉(저동)~독도 구간에 운항 중인 쌍동 여객선 엘도라도호(668t, 414명)를 투입해 운항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썬플라워호가 여객선 선령(船齡) 제한 규정으로 5년 선령 연장 신청이 불허되면서 오는 6월 법정선령 만기 25년을 다 채우고 멈춰 서게 됐다.

그간 경북도와 울릉군은 썬플라워호의 선령 만기로 인한 운항 중단으로 울릉주민들이 겪을 불편을 최소화하고 이동권 보장을 위한 대형여객선 취항을 위해 노력해 왔다.

그 결과 공모를 거쳐 대저건설을 우선협상자로 선정, 대형여객선 유치를 위한 MOU를 체결하고 총톤수 2125t, 탑승 정원 932명, 최고 시속 약 76㎞(41노트)인 여객선을 발주하기로 했다.

문제는 새로운 대형여객선의 취항까지 썬플라워호의 대체선의 선박제원에 대한 언급이 없이 추진되는 과정에 울릉주민들이 썬플라워호의 선령을 연장해 임시여객선으로 활용해보자는 대안을 제시했다.

이에 주민들은 울릉도주민여객선추진운동본부를 결성, 썬플라워호 연장운항 울릉주민 서명운동을 펼쳐 한 달여 만에 전체 주민 33%인 3029명의 서명을 받아 울릉군에 민원 접수했다.

주민여객선추진운동본부는 “포항∼울릉 간을 운항하는 썬플라워호가 오는 6월 법적 선령이 만기되지만 안정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전문가의 조언을 받았다”며 “이에 울릉주민들의 서명을 받아 민원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주 포항해양수산청은 울릉주민이 신청한 썬플라워호 선령 연장은 불가하다는 공문을 공식적으로 울릉군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울릉지역 사회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썬플라워호는 호주 태즈메이니아 섬의 인켓 조선소에서 만들어져 1995년 8월 15일 첫 취항을 시작했다.

2394톤급 카페리 쌍동선으로 선체길이는 80m, 수용규모는 920명이다. 최고 속력이 52노트인 초쾌속선이며 선체가 두 개인 쌍동선이기 때문에 복원력이 뛰어나고 알루미늄으로 건조(建造)되어 선체 무게가 가벼우며 1층 선수에는 승용차 16대와 화물을 선적할 수 있다.

대아고속해운이 도입한 썬플라워호는 이전 포항∼울릉 여객선의 운항시간을 3, 4배 줄인 3시간대로 그 당시 해운업계 혁신으로 불렀다.

또 1999년 11월 독도행 정기여객선으로서는 첫 운항에 나서는 등 울릉도 관광 경기 활성화는 물론 울릉주민의 생활 및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

썬플라워호는 울릉도와 독도, 울릉주민들과 함께 찬란한 한 시대를 열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박재형 기자
박재형 기자 jhp@kyongbuk.com

울릉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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