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의 ‘캡틴’ 손흥민(토트넘)이 지난 11일 오전 파주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드림 KFA’ 행사에서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손흥민(28·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에 의한, 손흥민을 위한 경기였다.

손흥민은 16일(한국시간) 애스턴 빌라와의 2019-2020 프리미어리그(EPL) 2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멀티 골을 터뜨리며 토트넘에 3-2 승리를 선물했다.

자책골로 먼저 실점하며 불안하게 시작한 토트넘은 손흥민의 전반 추가 시간 역전 골로 2-1을 만들었다.

손흥민은 페널티킥이 상대 골키퍼에 막혔지만,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재차 슈팅해 골을 넣었다.

2-2로 팽팽하던 후반 추가 시간에는 상대 수비 실수를 놓치지 않고 골을 낚아채 문전까지 질주한 뒤 침착한 오른발 슈팅으로 결승 골을 뽑았다.

손흥민의 골 덕에 토트넘은 순위를 5위로 한 계단 끌어올려 ‘빅4’ 재진입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토트넘뿐 아니라 손흥민 자신에게도 의미가 큰 골이었다.

이전까지 손흥민의 최다 연속골 기록은 4경기였다.

2016-2017시즌 한 차례, 2017-2018시즌 두 차례, 지난 시즌 한 차례 4경기 연속으로 득점했다.

지난달 23일 노리치시티와의 정규리그 경기부터 4경기 연속 득점하던 손흥민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5경기 연속골을 이날 애스턴 빌라전에서 기록했다.

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개인 통산 50·51호 골도 기록했다. 이번 시즌만 따져도 15·16호골이었다. 몰아치는 ‘폭발력’과 더불어 ‘꾸준함’까지 갖췄기에 도달할 수 있었던 기록이다.

손흥민은 잉글랜드 무대 데뷔 시즌을 제외하고 2016-2017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매번 정규리그 10골 이상을 넣어왔다.

올 시즌 전반기 ‘대선배’ 차범근 전 수원 삼성 감독의 한국인 유럽 무대 최다 121골 대기록을 넘어선 손흥민이 후반기에는 ‘손흥민 자신’을 넘어서는 모양새다.

여기에 꿀맛 같은 휴식 뒤에 기분 좋게 멀티 골을 넣어 시즌 후반기 활약을 더 기대하게 만든다.

EPL은 올 시즌부터 겨울 휴식기를 도입했고, 토트넘은 지난 6일 사우샘프턴과의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뒤 열흘여 간 휴식을 취했다.

손흥민은 이 기간 한국을 찾아 대한축구협회가 주최한 스포츠 진로 탐색 프로그램에 ‘깜짝’ 참가해 청소년들에게 조언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특례 혜택을 받아 체육요원으로 편입된 손흥민에겐 병역특례 봉사 활동 요건을 채우는 시간이기도 했다.

여러모로 알차게 ‘계획된’ 시간을 보낸 뒤 다시 전장에 나선 손흥민은 그라운드를 자신의 ‘계획대로’ 독무대로 만들었다.

완연한 상승세를 탄 손흥민은 한 시즌 최다 골 기록에 도전한다. 그의 한 시즌 개인 최다 골 기록은 2016-2017시즌에 작성한 21골이다.

FA컵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일정까지 따지면 토트넘은 올 시즌 최소 15경기를 더 치른다.

지금의 페이스라면 손흥민이 남은 경기에서 6골 이상을 넣어 신기록을 세우는 건 불가능하지 않아 보인다.

관련기사
연합
연합 kb@kyongbuk.com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