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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통합신당 출범, '도로 새누리당' 틀 깨야 가능성 있다
보수통합신당 출범, '도로 새누리당' 틀 깨야 가능성 있다
  • 연합
  • 승인 2020년 02월 17일 16시 47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2월 18일 화요일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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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보수 진영을 아우르는 통합 신당이 공식 출범했다. 자유한국당, 새로운보수당, 전진당 등이 참여한 미래통합당은 ‘통합당’을 약칭으로 쓰고 밀레니얼 핑크를 당 색깔로 택했다. 신당 출현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분열된 보수 세력이 4·15 총선을 앞두고 다시 하나로 뭉쳤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탄핵 찬반과 노선 갈등을 작은 차이로 여기고 문재인 정부 심판을 위해 집권당에 맞선 스크럼 짜기에 뜻을 모은 것이기 때문이다. 자기 당이 배출한 대통령의 탄핵을 두고 찬반이 갈려 나뉘었던 정파가 ‘탄핵의 강’을 건너는 한배에 동승한 셈이다.

통합의 대의명분은 그러나 석연찮은 뒷맛을 남기고 있다. 통합당의 한 축인 새보수당이 특히 그렇다. 이 당이 새로운 보수를 기치로 내걸고 바른미래당을 떠나 신년 초 창당대회를 연 것을 국민은 알고 있다. 한달여 밖에 안 된 일이다. 창당 주역 유승민 의원이 그때 “한국당이 지금 개혁됐느냐”고 목소리를 높인 것도 선연하다. 그랬던 유 의원은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히고 그의 세력은 통합당에서 자기 자리 찾기에 바쁜 모습이다. 이러고서야 정당 정치는 설 곳이 없다. 노선이 다르면 정당을 함께하는 것이 아니라 후보 단일화를 포함한 선거연대 등 다른 길을 모색해야 바람직하다. 애초 유승민 세력은 독자세력화를 꿈꾸었다기보다 가치를 불려 몸집을 키우는 데 편승하려 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당장은 그것이 쉬운 길일지 모른다. 최종 판단은 유권자들의 몫으로 남았다.

탄핵 이전의 보수 진영 복원은 다른 각도에서 보면 ‘도로 새누리당’ 프레임을 일깨운다. 도대체 한국당 주축의 보수 세력이 변한 것이 뭐냐는 것이다. 통합당은 당 간판인 대표와 최고위원 등 지도부에 한국당 몫 8명을 그대로 두고 원희룡 제주도지사 등 4명을 추가한다고 한다. 한국당 소속 김순례 최고위원은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종북 좌파들이 판을 치며 5·18 유공자라는 괴물 집단을 만들어 우리 세금을 축내고 있다”고 주장했던 인사다. 최근 황교안 대표는 광주민주화운동을 “무슨 사태”로 지칭하는 듯 말해 물의를 일으켰다. 헌법 가치를 존중하는 자유 우파를 통합 대상으로 본다는 이들이 정작 독재에 맞서 피 흘려 싸우며 자유민주주의를 지켜 내려 한 숭고한 역사를 이렇게 깎아내리는 것은 참담 그 자체다. 한국당은 개정 선거법의 허점을 노려 정당 정치를 웃음거리로 만드는 비례전문 위성정당 차리기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이런 식이라면 냉전 수구니, 꼴통 보수니 하는 비난을 받는 낡은 보수와의 차이를 발견하기 어렵다.

통합당의 미미한 지도부 쇄신은 앞으로 참신한 선거대책위원회와 혁신적 공천으로 극복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구세력 이미지가 강한 이들 대신 중도층이나 무당층을 유인할 새 인물들을 후보로 앞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요 며칠 새 잇따른 중진들의 총선 불출마가 이런 당위에 부응하는 움직임일 수도 있겠다. 정책 비전에서도 마찬가지 접근이 요구된다. 소득주도성장을 재정중독성장이라고 혹평하는 데서 그치지 말고 실효성 있는 대안 모델을 제시하고 보강해야 한다. 무엇보다 보수는 북한을 주적으로만 설정하고 대결 일변도 정책을 추구한다는 인상을 주지 않게 대북 정책과 한반도 평화 비전을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다. 공정 가치를 중시하는 젊은 층을 파고들 대형 정책을 추진한다면 여권과 차별을 꾀할 수도 있을 것이다. 덩치 키우기가 득표 불리기로 직결되진 않는다. 중도층을 견인할 외연 확장에 성공할 때만 예외다. 인물과 정책의 혁신에서 확장은 가능하다. 여당의 오만에 반사이익을 누려 정권심판론이 세를 얻고 있지만 아직 멀었다. ‘통합당’의 ‘미래’는 지금부터 하기 나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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